정채봉 시인은 <첫 마음>이라는 시를 통해 우리게 많은 지침을 주고 있습니다. 정채봉 시인은 처음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 일을 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보라고 했습니다. 개업 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늘 기쁨으로 맞으라고도 했습니다.
공사(公私) 간에 이것을 지킨다면 큰 실수 없이 직장생활이나 사업을 잘할 수 있겠지만, 많은 사람이 첫 마음을 잊고 삽니다. 특히 자신이 고대하던 높은 자리에 올라서면, 고대할 때 간절히 빌던 그 마음을 유지하지 못하고 태도가 달라지지요.
사실 ‘처음’이라는 말처럼 가슴 떨리는 말이 또 있을까요? 생경함과 낯섦, 두근거림이 교차 되는 찰나의 단어, ‘처음’은 생성되는 그 순간부터 또 다른 몫을 향해 진행형의 숙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에서 비롯된 많은 것들이 그 순간의 두근거림에서 벗어나, 한 사람은 자기 성찰을 거쳐 성숙함으로 이어지고, 다른 사람은 ‘처음’을 벗어난 후 타성과 안일함이 생겨 자만해지기도 합니다. 주위에서는 다 아는데 자신만 모릅니다.
정채봉 시인의 <첫 마음>은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 마다가 새로우며 깊어지고 넓어진다.”
이렇게 본다면 두 길이 있네요. 정채봉 시인의 권고대로 항상 첫 마음을 유지하는 것과, 여건의 변화에 적응하며 첫 마음을 더 성숙하게 이끄는 방법이 있습니다. 둘 다 똑같은 얘기일 수 있습니다. 변화에도 적응하여 성숙해지는 것이 첫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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