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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염홍철의 아침단상

4살짜리 딸이 말해준 대로 설교한 목사님

by 이치저널 2024.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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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나가는 학교 정문 앞에 제법 큰 교회가 하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교회 안에는 들어가 보지 못해 잘 모르겠으나, 특징적인 것은 교회 외부에는 십자가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잘 알지 못하나, 아마도 열린 교회, 접근하기 쉬운 교회, 부담을 안 주는 교회를 나타내기 위한 의도가 아닌가 짐작합니다.

그 교회 담임 목사님을 잘 알기 때문에, 그분이라면 제가 지적한 것 이상의 의도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그 교회 신자가 아니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씩 그 교회 1층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지요. 커피의 맛과 분위기도 좋지만, 그 목사님을 짝사랑(?)하는 제 마음이 그쪽으로 발을 이끄는 것 같습니다.

 

 

그 목사님을 좋아하는 이유는 목사님은 평소에 아이들을 무척 사랑하고, 아이들의 말이나 행동에 자상하게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그분이 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 책에 나오는 일화를 소개하면, 언젠가 그 목사님이 설교 준비를 하면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네 살 된 딸에게 “아빠가 설교해야 하는데 어떤 내용으로 할까?”라고 물었답니다. 그러자 그 아이는 자기 생각을 연달아 쏟아냈습니다.

 

“서로 사랑하라고 해. 서로 책을 읽어주라고 해. 서로 가진 것을 나누라고 해. 서로 선물을 주라고 해.”

목사님은 4살짜리 딸이 말해준 대로 설교했다고 합니다. 현장에는 없었지만 아마 감동적인 설교였을 것입니다.

이 아이가 준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서로’와 ‘배려’라는 키워드입니다. 즉, 서로 주고 나누는 것이지요. 우리는 이 아이로부터 중요한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아이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크고 작은 교훈이 많을 것입니다.

이 목사님 부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후 <마지막 강의>를 담은 동영상을 통해 세계인의 심금을 울린 랜디 포시 교수가 생각났습니다. 그는 평생 동심(童心)을 간직하기 위해서 항상 윗저고리 포켓에 크레용을 넣고 다니며 그 냄새를 맡았다고 합니다. 그 냄새를 통해 신비스러운 동심의 세계를 간직했다고 하지요.

“서로 사랑하라고 해.”라는 네 살짜리 아이의 목소리가 귀에 쟁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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