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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고독사를 막았다, 데이터가 생명을 구하는 시대

by 이치저널 2025.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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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울산 남구의 한 주택. 58세 A씨의 전력 사용량이 급감했다. 통신 데이터 또한 평소와 달리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의 AI 시스템은 이를 '이상 패턴'으로 감지했고, 즉시 지자체 사회복지팀에 경고 알림을 보냈다. 현장에 출동한 복지 공무원들은 의식불명 상태로 쓰러져 있던 A씨를 발견, 즉시 병원으로 이송했다. 빠른 대응 덕분에 A씨는 목숨을 건졌다. 데이터가 생명을 구한 순간이었다.

고독사 예방을 위해 지자체에서는 기존에 주 1~2회 사회복지 공무원이 안부 전화를 거는 방식으로 관리해 왔다. 하지만 이 방식은 민원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고, 모든 1인 가구를 철저히 모니터링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한전은 전력·통신·수도 사용량을 빅데이터와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위기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2022년부터 본격 운영된 이 서비스는 지난해 12월까지 12명의 생명을 보호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전이 개발한 'AI 기반 빅데이터 고독사 예방' 시스템은 전력, 통신, 수도 데이터에 AI 분석 기술을 접목했다. 1인 가구의 평소 생활 패턴을 분석해 일정 기간 전력이나 통신 사용량이 급감하는 경우 이상 징후로 판단, 지자체에 즉시 알림을 보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사회복지 공무원들은 위험이 감지된 가구를 선별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이 86% 향상됐다. 또한 별도의 IoT 기기나 CCTV 설치 없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기 때문에 대상자의 심리적 부담도 줄일 수 있었다.

이 시스템의 개발은 2019년 한전 내부에서 시작됐다. 전력 사용량만으로 1인 가구의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방법을 고민했으나, 단순히 전력 사용량이 감소한다고 해서 위험 상황으로 단정할 수는 없었다. 외출이나 장기 여행을 떠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통신 데이터를 추가 분석하고, 이후 한국수자원공사와 협약을 맺어 수도 사용량까지 통합 분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한전은 네이버 공공 클라우드와 협력해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AI 안부 전화와 관제 시스템을 연계하는 등 정교한 모델을 구축했다.

 

현재 이 서비스는 전국 80개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1만 명의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2023년 보건복지부의 '제1차 고독사 예방 5개년 계획'에 반영, 지자체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국 확대를 추진 중이다. 한전은 2026년까지 전국 모든 지자체에서 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AI고독사 예방시스템 모델 (인포그래픽=한국전력공사 제공)

 

이 시스템은 기획재정부의 '대국민서비스 개선과제'에 선정되었으며,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정부혁신 경진대회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정부' 분야 최우수 과제로 인정받았다. 또한 행정안전부 주최 '정부혁신 왕중왕전'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그 효과와 가치를 입증했다.

한전 디지털전환실 윤종우 차장은 "이 서비스는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해 효율적이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편익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국민 기대와 기술 발전에 맞춰 보다 정교한 데이터 기반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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