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이 사라진 바다마을에 다시 사람이 모인다. 사라져가던 어촌에 청년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활력이 불어넣어진다. 해양수산부가 처음 추진하는 ‘청년바다마을 조성 사업’의 첫 대상지로 충남 서천군과 전남 신안군이 선정됐다. 두 곳에는 향후 3년간 각각 100억 원이 투입돼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고, 어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와 일자리, 공동체 환경이 갖춰진다.
청년바다마을 조성 사업은 어촌 인구 고령화와 공동체 붕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이다. 특히 귀어를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기반을 제공하고, 기존 어촌 주민들과의 융화를 도모하며 지역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

서천군은 지방어항인 송석항 인근에 부지를 정하고, 김산업 특구이자 진흥구역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살려 김 양식과 가공산업을 연계한 일자리 모델을 제시했다. 특히 어촌계와 협약을 통해 양식장 20ha를 신규 귀어인을 위한 전용 구역으로 배정하고, 이들 청년이 지속가능하게 생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신안군은 어촌뉴딜 300사업으로 기반시설이 갖춰진 하우리항과 진리항 사이에 부지를 확정하고, 하우리·진리 어촌계와 양해각서를 체결해 입주 청년들이 어촌계 가입부터 어선어업, 김·굴 양식 임대사업에 이르기까지 경영역량을 체계적으로 축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올해 준공을 앞둔 신안 스마트양식클러스터와 연계해 청년 입주민이 첨단 양식산업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협약을 추진 중이다. 기존 산업과의 연결뿐 아니라 미래 수산업으로의 진입 통로도 열어두는 셈이다.

청년바다마을은 단순히 물리적 공간을 조성하는 것을 넘어, 청년의 삶과 어촌의 문화를 함께 엮는 실험적 공동체 모델로 구상됐다. 이를 위해 해수부는 ‘청년바다마을 조성 설계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고 실제 설계에 반영할 참신한 아이디어를 수렴했다.
대상을 수상한 ‘연리지’ 설계안은 청년어업인과 기존 주민 간 소통 공간을 중심에 두고, 입문 귀어인과 선배 어업인이 함께 사는 파트너십형 공유주거시설을 도입해 지역 융화를 시도한 점이 주목받았다.
우수상으로는 제주 해녀 문화의 상징인 ‘불턱’을 공동체 중심 공간으로 재해석한 ‘다시 쓰는 불턱이야기’가 선정됐고, 장려상은 창고 2층을 온실과 광장으로 전환하고 친환경 건축자재를 활용한 가변형 주거안을 제시한 아이디어들이 수상했다.
해양수산부는 청년 수요에 맞는 혁신적 정착 모델을 개발하고, 귀어 희망 청년층의 관심을 유도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며, 오는 7월 말까지 추가 대상지 1곳을 선정하기 위한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청년바다마을은 사라지는 어촌을 살리고, 청년이 돌아오는 어촌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설계공모의 참신함이 실제 정책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후속 지원과 제도 개선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귀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대안이 될 수 있다. 청년의 삶이 바다에서 이어지게 하기 위한 새로운 실험이 이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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