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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길강묵의 몽골 이야기

생존을 위해 힘겨운 투쟁의 삶을 사는 이들 (제2편 -1)

by 이치저널 2022.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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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강묵 ghilpaul@naver.com

 

 

방한 외국인 중에서 1인당 평균 관광비용이 가장 많은 나라가 몽골
한국은 다양한 질병 치료를 위해 몽골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나라
한국 등 의료 시장 적극 개방 필요, 첨단 의료장비, 세계 수준의 의술 전수로 이익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전 세계 국가의 수도(首都) 중에서 기온이 가장 낮은 추운 도시이다. 울란바토르는 분지 형태의 지형으로 동서남북 사방이 각각 바양주르흐(Bayansurkh) 산, 성긴 하이르항(Songinokhairkhan) 산, 복그칸(Bogdkhan) 산, 칭길테(Chingeltei) 산 등 몽골인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4개의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중 몽골인들이 가장 신성시 여기는 산이 바로 도시 남쪽 자이승(Zaisan) 지역에 걸쳐 있는 복그칸 산이다. 이 산을 따라 울란바토르시 남쪽에는 톨강(Tuul river)이 유유히 흐르고 있으며, 움푹 들어간 산기슭에는 '이히 텡그린 암(Их тэнгэрийн ам)'이 있다. 사람들은 이 곳을 '대통령 궁'이라 부르는데, 사실 대통령 궁은 '서울의 거리(Seoul ST)'에 인접한 30번지(30첵, цэг=)의 대통령 집무실과 영빈관이 있는 곳(Marshall House)이며, '이히 텡그린 암(Их тэнгэрийн ам)'은 국가 서열로 대통령, 국회의장, 총리 공관이 함께 모여 있는 장소다.(이히 텡그린 암를 직역하면 "큰 하늘이 있는 곳"이라는 의미)

마샬하우스(Marshall House)와 관련한 이야기가 있다. 아래 지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마샬하우스는 러시아대사관과 나란히 위치해 있다. 당시 러시아 대사관쪽에서 대통령 궁을 직접 들여다 본다는, 몽골 대통령 집무실이 러시아로부터 감시받는 느낌이 들어 몽골 정부는 대통령 궁(Marshall House)과 러시아대사관 사이에 1번 학교(지도의 동그라미 부분)를 신설, 지금까지도 1번 학교가 중간의 장벽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의 모습, 즉 러시아 대사관 - 1번 학교 - 대통령 궁(Marshall House)이 나란히 위치해 있게 되었다.

 

지도 사진내 박스와 원은 왼쪽부터 순서대로 주몽골러시아대사관 - 1번 학교 - 대통령 궁이다. 인접한 도로가 서울의 거리(Seoul ST.)이다.

 

최근 들어 건강을 생각하는 몽골인들이 점점 늘고 있어, 주말과 연휴에 복그칸(Bogdkhan) 산에 오르거나 교외로 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육식 중심의 식생활과 도심지의 매연 등으로 인해 지치고 힘들어하는 몸과 마음을 초원의 맑은 공기로 정화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교외 지역으로 나간다.

몽골에 대해 외국인들이 갖는 환상 중 하나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천혜의 대자연과 청정한 초원인데, 울란바토르 도심만큼은 결코 그렇지 않다. 필자도 몽골에 거주하는 동안 겨울철 울란바토르 시내의 매연이 매우 우려스러웠다. 짙푸른 매연은 시 외곽의 게르와 노후 주택의 난방 때문이다. 한창 추운 시기에는 도심 내에서 전방 1미터조차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울란바토르 시의 매연이 심각하여 조심해서 운전해야 하는 정도였으니 말이다.

 

초원 위의 무지개. 몽골 여행중 초원 위의 무지개를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그만큼 날씨가 변덕스럽다.
수도 울란바토르로부터 70km떨어진 테를지 국립공원. 테를지 국립공원에는 계곡, 기암괴석, 숲, 초원 등이 어울어져 장관을 이룬다. 여름에는 에델바이스와 야생화가 만발하고 자연 속에서 승마를 즐길수 있다. 테를지 국립공원의 총 면적은 제주도의 1.5배에 이르는 2864 평방 제곱킬로미터에 달한다.

 

또한 몽골의 기후와 풍토는 매우 척박하고 변덕스럽다. 기온 기준으로 몽골의 계절을 대략 구분해 보면, 봄 1개월(5월경), 여름 2개월(6~7월), 가을 2개월(8~9월)이며, 나머지는 모두 겨울로 보면 된다. 이처럼 몽골의 봄과 여름은 한순간이며, 7~8월에도 큼직한 우박이 떨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몽골인들은 매년 7월 10일부터 일주일 동안 개최되는 나담축제(naadam)가 끝나면 "이제 가을이 문턱에 왔구나"라고 여긴단다. 그리고 8월 말부터 볼 수 있는 노랗게 물든 단풍도 불과 1개월뿐이고 10월 초에는 영하의 한기(寒氣)가 시작되고, 이어서 혹독한 겨울이 다가온다.

이러한 혹독한 기후와 풍토로 인해 몽골인들은 자연환경에 대한 민감성과 유연성을 체득하게 되었고, 척박한 자연환경을 극복하려는 강인함을 저절로 체득하게 되였다. 비록 고단한 환경이지만, 이는 자연이 준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몽골은 아무리 경제상황이 어렵고 힘들어도 유목생활 덕에 식량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은 겪지 않았지만, 거친 황무지, 야생의 공격, 극한 기온 등 자연의 위협 속에서 생존을 위해 힘겨운 투쟁의 삶을 살아야 했다.

 

초원 위의 승마

 

그러나 한편으로는 몽골인들이 특히 중년기 무렵부터 각종 질병을 앓기 시작한다. 영하 40~50℃기온과 6개월 이상의 길고도 긴 겨울, 하루 거의 60℃를 오르내리는 실내외 일교차, 평균 고도 1500m에 달하는 전 국토, 그리고 이로 인한 산소 부족, 추위극복을 위한 보드카 음용, 육식 위주의 식생활 등은 중년과 노년에 이르러 많은 질병을 초래한다.

특히 울란바토르 도심 외곽지역에서 6개월 이상 계속해서 뿜어내는 난방매연으로 인해 몽골의 미래 세대가 위협받고 있다. 후렐스흐 총리 재임시, 석탄 사용금지 및 석탄의 갈탄전환 정책 등으로 시내 대기오염이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매연은 여전히 심각하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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