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츠하이머병을 더 이상 ‘촉이 올 때’ 발견하는 시대가 아닐지 모른다. 한국인의 유전체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향후 치매로 전환될 위험을 최대 100% 정확도로 예측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치매 조기진단의 패러다임을 뒤흔들 성과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연구진은 아주대학교 병원 등 5개 의료기관의 ‘만성뇌혈관질환 바이오뱅크 컨소시엄(BICWALZS)’ 코호트 데이터를 활용해 한국인 맞춤형 치매 위험 예측모델을 구축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실렸다.

핵심은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유전체 기반 인공지능 분석이다. 기존 치매 예측 연구는 대부분 유럽인 데이터를 토대로 해 한국인 등 동아시아 집단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2016~2020년 사이 수집된 참가자 1,013명 가운데 674명의 유전체와 임상정보를 활용해 한국형 유전체칩(K-Chip) 기반 GWAS 분석을 실시하고, 여기에 6종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그 결과 APOE, TOMM40, PVRL2 등 치매 관련 유전자가 예측 모델의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특히 XGBoost 알고리즘이 가장 강력한 성능을 보였고, 예측정확도(AUC)는 0.88, PR-AUC는 0.92로 나타났다. 실제 2년 후 치매로 전환된 환자와의 비교에서도 일부 알고리즘은 민감도 1.00, 즉 전환자를 모두 잡아내며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여러 알고리즘이 특정 환자를 동일하게 예측한 사례도 100% 일치해 분석 안정성도 확인됐다.

이번 결과는 단순한 기술 성취를 넘어 한국인 유전체를 반영한 첫 치매 예측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APOE ε4 변이 외에도 한국인에게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비-APOE 유전 좌위가 추가로 확인됐고, 이는 치매가 다유전자적 특성을 가진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연구는 한국인의 유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치매 예측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유전체·뇌영상·라이프로그를 통합한 국가 차원의 조기진단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치매 환자는 고령화 속도와 함께 계속 증가하고 있다. 매년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10~15%가 치매로 전환되는 현실에서, 한국인 유전체 기반 인공지능 모델은 치매 예방 정책과 임상 현장 모두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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