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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이승해의 바람과 별 이야기17

똥개 / 우리 집 누렁이는 똥을 먹어서 인지 누런 털이 수북하다 안동 장날 주인 남자의 눈에 들어서 화성 용두리까지 팔려왔다 쓰려져가는 기와집 축대 앞에 머리를 꼬고 엎드려 제집인지 남의 집인지 모르고 낮잠을 즐기던 누렁이 이쁘다고 목덜미 를 쓰다듬으면 주인의 발밑에 비스듬히 누워 발바닥을 핥기도 했다 어른들 똥을 주면 먹지않고 아가 똥만 먹었다 그래서인지 아기똥만 바라보면 늘 노랗게 웃는다 어느 날 부자집에서 얻어 온 비계덩어리를 억지로 먹였더니 설사를 하면서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식어버린 누렁이 시체 위에 나비 한 마리 날아들어 나폴나폴 춤을 추고 주인은 눈물을 찔금이며 아가똥을 먹게 그냥 둘걸 하늘 보며 한탄했다 누렁이가 먹던 밥그릇에 아가똥 냄새만 그득했다. 키워드 #똥개 #이승해의바람과별이야기 #누렁이.. 2023. 10. 20.
가을 커피 커피잔에 가을 향기를 타서 마셔요 숟가락으로 휘저으니 그리움 하나 보고 싶음 둘 고독 셋 커피잔에 가을이 향기 모두 모아 마셔요 키워드 #가을커피 #이승해 #이치저널 #그리움 #커피잔 2023. 10. 13.
다시 찾은 전곡항 바다 속 따개비들 출렁거린 날 그 여름을 벗어나 태양의 행보가 바다 속을 기웃거린다 말라버린 해변 갈매기떼 빙빙 돌며 인사를 하고 빨간 립스틱 붉게 칠한 저 멀리 등대 나른한 하품으로 그 여름을 그리워했다 바닷속을 유유하게 물살 가르며 미끄러진 햇살 등에 업은 은갈치의 여유로움 어부의 그물망에 걸려 모든 꿈 산산조각 났어도 사랑한다 예전에 들었던 귀가에 그 말 소라가 다시 들려줄까 귀 기울여 본다 #전곡항 #이승해의바람과별이야기 #이치저널 2023. 10. 6.
숲 속 음악회 여름 비 내리는 날 숲 속 작은 음악회가 여름을 깊이 익힌다 빗방울 통통 리듬에 맞춰 당신의 숲을 더 빛나게 해 주고 길섶 보랏빛 맥문동은 비 꽃으로 촉촉히 오감을 던진다 지나가던 바람도 신바람에 어깨를 들썩이고 나면 참새들 합창 소리에 덩달아 빗방울로 내 마음 붙잡아 놓고 사랑을 부른다 정겨운 소리로 화음을 맞추는 오케스트라 음악회 #숲속음악회 #이승해의바람과별이야기 #이치저널 #여름비 2023. 9. 22.
세상으로 난 길 사는 게 쓸쓸하다 생각이 들면 길 위에서 서성거리네 길 위에서 고독을 느낄 때 시 밥을 짓는다 바람과 동행하며 풀과 꽃들 햇빛에게 따스한 사랑을 나눠주고 싶네 이방인이 되어 지중해 일몰을 바라보며 여행자의 자유를 느껴보고 싶네 리부롱 산 양치기로 알퐁스 빛나는 별들과 눈으로 속삭이며 세상으로 난 길 그 오랜 방황을 끝내고 싶네 #세상으로난길 #이승해시인 #이치저널 #길위에서 #일몰을바라보며 #이방인 2023. 9. 15.
여름 비의 렙소디 아테네 신전에 생각하는 로뎅이 살고 있어요 비를 맞으며 생각에 잠겨 세상 보는 지혜를 터득하는 중이지요 정원에 핀 양귀비 뺨치는 붉은 장미의 유혹에도 코웃음 치네요 노랑장미 애교 썩인 몸짓에도 눈길 한 번 안주는 당신 이름은 목적 같은 사내 한여름 불볕 더위 진한 붉음으로 팝콘처럼 터지는 배롱 꽃 비에 젖은 꽃잎 진 자리 님 그리워 백일몽으로 아테네 신전에는 커다란 시계도 있고 젊음도 있어요 장대비 내리는 날 설악초는 설악산이 그리운지 눈물 방울 그렁그렁하지요 #여름비의렙소디 #이승해의바람과별이야기 #이치저널 2023. 9. 8.
능소화의 전설 ⓒ 박미애 여름 비 내리는 날 담장 밑 붉은 여인 바람소리 님 발자국소리 하룻밤 풋사랑 어이 할꼬 첫사랑 순정 복사꽃 뺨 붉게 물들어 오직 그대 한 사람 사랑한 죄 역겹의 인연으로 피안의 그리움 눈물 꽃 되어 붉은 전설로 #능소화의전설 #이승해의바람과별이야기 #이치저널 #하룻밤풋사랑 #여름비내리는날 2023.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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