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한계가 없으면 어떤 이야기도 없으며, 어떤 이야기도 없으면 삶이 없다
외국의 어느 심리학자에게 상담을 위해 내담자가 찾아왔습니다. 그 내담자는 자기 남편이 암으로 투병하다가 겨우 완치되었는데 얼마 후에 재발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그분은 “왜 하필이면 내 남편이?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이?” 오느냐고 질문이 아닌 절규를 하더랍니다.
아무리 하버드대 교수를 역임한 저명한 학자지만 즉답하기가 어려웠겠지요. 하지만 그 교수는 인간의 나약함과 비극적 삶을 얘기하면서, 이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한계’에 기인한다고, 내담자에게 친절하게 설명하였습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내담자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답니다. 그 교수가 강조하는 것처럼 인간은 ‘한계’가 있으므로 고통도 당하지만, 반면 삶의 목표가 생기기도 합니다. 즉 “한계가 없으면 어떤 이야기도 없으며, 어떤 이야기도 없으면 삶이 없다.”라는 것이지요. 또한 한계가 없으면 굳이 뭔가 되려는 목표도 없고, 모든 것이 다 있으니 무엇을 찾아갈 필요도 없습니다.
마치 죽음이 없으면 오히려 재미도 없고 선악 구별도 없는 삶이 되는 것과 흡사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즐겨보는 슈퍼맨 시리즈도 자꾸 버전이 바뀝니다. 모든 것을 다 해내는, 즉 한계가 없는 신과 같은 슈퍼맨에 아이들은 권태를 느끼지요. 자연히 인기가 바닥으로 떨어지니까 버전을 바꿀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인간에게 한계가 없다면 변화도 거부하게 되겠지요. 한계와는 좀 다르지만 비움과 여백이 있어야 매력이 있고 아름답습니다. 이것은 패배나 숙명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한계와 그 역설을 인정하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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