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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개천, 저 도랑, 도심 시내
여기저기서 흘러나온 물들이
난생 처음 만났는데도
날숨이라는 동류의식으로
금방 반가운 친구가 된다.
산골짜기에서 흘러온 실개천 물은
이끼 낀 바위들을 돌고 돌면서
산골마을 외딴집을 거쳐서 내려오고
한집 두집 불을 밝히는 시내 번화가를 구경하며
가로등 사열을 받고 나서
흘러온 시내와 도랑물을 만나자마자
이내 정겨운 하나가 된다.
경안천에서 처음 만났을 때
그간의 세상 여행 이야기로 시끄러운 듯하더니만
어느덧 하천 물줄기에 파묻혀
지금은 조용한 흐름에 순응하며
말없이 물의 철학을 가르쳐주고 있다.
물끄러미 강물을 바라보며
물수제비를 뜨고 있는
아버지와 시골아이 부자(父子)에게
겸손과 질서와 내리사랑을 가르쳐주는
현장 교사가 되고 있구나.
강물 !
너는 이 복잡한 세상에서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살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체계적으로 인성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우리 시대의 뛰어난 훈장이 분명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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