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SRT, KTX 등 속도의 혁명시대에
우연히 고향 가는 완행열차
무궁화호를 타게 되었다.
차창으로 보이는 것은
온통 파릇파릇 올라오는
새싹들의 세상뿐이다.
완행열차답게 역마다 친절하게 정차하여
아름다운 이별과 해후를 만들어 주고 있다.
남으로 남으로 달려갈수록
양지바른 둔덕에는 어느덧
버들강아지가 활짝 피어 있었고
냉이랑 쑥이 재회의 기쁨으로
세상에 돋아나고 있었다.
아득히 그려지는 저 멀리 지평선까지
미세먼지가 가득한데,
홍매화가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타고
봄의 향기를 내뿜고 있는 황룡강 가에는
세월을 가슴에 품으려는지 낚시꾼이 홀로 외롭구나.
광주송정역이 다가오는 즈음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가 눈에 들어온다.
나의 어릴 적 꿈이 무럭무럭
자라났던 곳
사람, 세상, 미래를 잇는 철길을 따라
유난히 어린 학동(學童)들의 모습이 선연히 떠오르는데,
터널 속 진한 어둠을 미처 암순응하기도 전에
개나리꽃 단지가 환한 미소로 나를 반기고 있다.
고향마을! 정녕 그대가 바로 봄이로구나.


728x90
'스토리마당 > 이영하의 소통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이 오는 소리 (0) | 2023.08.23 |
---|---|
가끔 하늘을 바라보며 (0) | 2023.08.16 |
강물 (0) | 2023.08.02 |
내 곁에 두고 싶은 당신 (0) | 2023.07.26 |
내가 당신에게 원하는 것은 (0) | 2023.07.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