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저널리스트이자 사상가인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전쟁과 재난 등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인간은 어김없이 ‘선한 본성’에 압도되어왔다.”라는 주장을 하여 감춰진 인간 본성에서 희망을 찾아준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분은 ‘민주주의’나 ‘정치’에 대해서 부정적인 면을 많이 밝혀내어 좀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그는 일단 정치에서 ‘뻔뻔함’과 ‘수치심’을 대비해서 설명합니다. 뻔뻔함은 정치인에게 매우 유리한 속성이라고 했습니다. 수치심을 개의치 않는 정치인은 다른 사람이 감히 시도할 수 없는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들의 대담한 행동은 대중매체로부터 보상도 받고 있는데, 이는 뉴스가 “비정상적이고 터무니없는 것을 집중조명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수치심은 정치적 리더들을 길들일 수 있지요. 수치심은 “규칙이나 규정, 비난이나 강압보다 더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수치심을 느끼는 사람들은 뻔뻔한 사람들과는 달리 스스로 자제하고 있지요. 그래서 브레흐만은 수치심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보라고 제안하기도 하지요. 그러면서도 그는 정치에서 마키아벨리즘이 통용되는 것을 개탄하고 있습니다.
현대의 조직에서 뻔뻔함과 관련이 있는 소시오패스는 출세 가도에서 실제로 몇 걸음 앞서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통계가 이것을 입증하는데, 미국의 경우 일반인의 1퍼센트는 의학적으로 소시오패스이고 CEO는 8퍼센트가 소시오패스라고 합니다. CEO가 8퍼센트라고 한다면 정치인은 그보다 훨씬 높을 듯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정치인에 대해 실망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인의 4퍼센트가 소시오패스라는 통계가 있는데 그렇다면 미국의 4배가 되는 것이지요.
그러면서도 브레흐만은 ‘스스로 본성에 충실하고 타인에게 당신의 신뢰를 보여주어라.’, ‘선을 행하고 자신의 관대함을 부끄러워하지 마라.’, ‘오늘 지나치게 순진한 것이 내일의 상식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라.’라는 등 끊임없이 설득과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언이 넓게 수용되고 실천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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