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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염홍철의 아침단상

우정의 최고 단계는 서로를 끝까지 다 알지 못하는 것

by 이치저널 2023.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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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다름’과 ‘틀림’을 구별하라고 합니다.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틀린 것은 아니라는 뜻이겠지요. 착한 말입니다. 하지만 실제 삶에서 나와 생각이 다른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기는 쉽지 않죠.

먼저 ‘차이’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것이 우선이어야 될 것 같습니다. 비슷한 생각과 비슷한 말만 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둘러싸여 있다면 어떤 변화가 있겠습니까? 그렇기에 사람들 사이의 차이점을 완전히 없애거나 무너트려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오히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그리고 서로 다른 세계관이나 의견을 허물려 하기보다는 그 간극을 그대로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긴장도 있고 발전도 있겠지요.

 

 

대인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이해하고 그 사람에게서 무엇인가를 배우기 위하여 노력해야 합니다. 어차피 우리 인간은 서로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각자의 과거가 있고 또 각자의 미래가 따로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루마니아 태생의 유대계 미국인 작가 겸 교수인 엘리 위젤은 이것을 ‘우호적 적대자’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서로 맞서며 돕자는 것이지요.

엘리 위젤 교수는 우리가 “서로에게 낯선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그때부터는 서로를 진정으로 존중할 수 있게 된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우정의 최고 단계는 서로를 끝까지 다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도 했지요. 모든 사람을 언제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듯 놀라워하라는 뜻일 것입니다.

 

어느 날 엘리 위젤 교수가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다른 사람들의 다름을 지켜줘야 한다.”, “당신과 나의 의견이 달라도 나는 당신을 존중한다.”라고 설명하니까, 어느 학생이 “상대가 사악한 품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질문했답니다. 이에 대해 엘리 위젤 교수는 “개인적으로 볼 때 그 사람들도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살인자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다. 다만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쪽으로 선택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의 사악한 행동을 “멈추게 하고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거부하거나 저항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 엘리 위젤 교수의 주장을 들으면서 모두가 같은 생각만 한다면 혁신이 이루어지기 어렵겠지만, 오히려 갈등은 올바른 방향으로만 관리한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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