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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이도연의 시선 따라 떠나는 사계

산사의 아침

by 이치저널 2023.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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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산사에 실바람이 분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풍경 소리

청아한 울림으로 산객을 맡는다.

 

 

고운 단청 차려입은 산사의 아침은

새벽안개 흐르는 계곡을 따라

나그네의 심연을 연다.

 

개다리소반 위의 연꽃 향 찻잔에

하얀 김이 소리 없이 피어오르고

그 향에 취해 절로 눈을 감는다.

 

발아래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는

같은 소리인 듯 다른 소리인 듯

무아의 음률 조화를 이루어 낸다.

 

노승의 주름진 얼굴이

속세의 번뇌를 끊어 내려 몸부림치는

속절없는 염불 소리만 낭랑하다.

 

대웅전 흔들리는 풍경 따라

발길 머문 나그네는 불당 앞에 홀로 서서

고요의 합장을 한다.

 

시 한 수를 지어 음미하고 천천히 고찰의 경내를 빠져나와 소양호반의 은빛 물결 찰랑거리는 나루터로 내려왔다. 맑은 물 위로 배는 하얀 물결을 일으켜 호반을 가르며 오봉산 자락과 이별을 하고 소양강댐 선착장을 향해 달린다.

소양강 댐 위에 올라서니 소양호반이 한눈에 들어오고 처음에 올라왔던 댐 아래쪽은 어마어마한 높이로 일대 장관을 이룬다. 댐 위에서는 용이 구불구불 휘감으며 승천하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용너미 길이라고 이름 붙여진 댐에서부터 댐 하구 까지 걷기 행사가 한창이다.

 

한쪽 가설무대에서는 나이 드신 분들로 이루어진 색소폰 연주가 한 것 흥을 돋운다. 색소폰 소리는 덜컹덜컹 시골길 따라 한참을 따라오고 그림자 길게 드리워진 석양길을 달려 춘천역으로 향한다.

춘천역에서 열차를 타고 상봉역에서 7호선 전철로 환승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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