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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정득복의 시간이 오네

九月이 오면

by 이치저널 2023.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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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月이 오면

시내는 차가운 물을 안고

 

深山의 이야기를

낙엽으로 흘러 보내지만

 

九月이 오면

바람은 산등성이를 따라

동구 앞 상수리나무의 나이를

한 겹 입히지만

 

九月이 오면

碧波의 물결로

번개와 우레소리로

하늘을 먹구름으로 가르지만

 

이른 봄에 훌훌히 떠나간

나그네 옷자락 펄럭임에

옹달샘 표주박으로 뜨는

 

동구 밖 玉女의 別離에 찬 슬픔도

볼우물에 이제야 스르르 가라앉히지만

 

九月이 오면

풍요한 밤송이에 가리어

구름이 묻히게 되지만

 

달빛으로 가슴을 울리게 한

귀뚜라미는 밤새도록

우리의 슬픈 歷史를 노래하지만

 

九月이 오면

눈가에 묻은 砲塵의 紫煙이

아직도 선명하게 戰爭을 붙잡는

이야기를 해 주지 않지마는

 

九月이 오면

祖國이 하나 되고 넋이 하나 되며

서로가 뭉치어 평화롭게 살아가는

통일의 땅을 끝내 바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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