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암이 가장 무서운 병이지요. 초기에는 통증도 없어 사전 대비가 어렵고 암의 원인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병은 고통을 느껴야 처방과 치유를 할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사 속에 어떤 고통의 의미가 내재해 있어야 합니다. 어려움이 없고 고통이 없다면 삶도 역사도 회복하거나 발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지도자들도 수난과 고통을 거쳐 인격과 리더십을 완성한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레이건 대통령은 젊은 시절 병원에서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맞았고, 결혼 생활에 실패해서 이혼했으며, 연기자로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레이건은 이러한 시련을 소중한 경험이자 교육의 바탕으로 삼아 훌륭한 지도자의 자질을 성숙시켰습니다.
테오도로 루즈벨트 대통령도 순탄하지 못했습니다. 어렸을 때는 천식을 앓는 등 건강이 나빠 자주 병상에 누웠고, 성격도 소심했습니다. 대학생 때 자신을 극진히 보살펴주던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결혼 3년 후에는 어머니와 아내가 같은 날 죽는 비운을 맞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시련을 통해 육체와 정신을 단련시켜 강인한 체력과 정신적 투지를 두루 갖춘 지도자로 성장했습니다.
링컨 대통령만큼 많은 실패와 고난을 겪은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평범한 시골 농가에서 태어나 아버지로부터 학대에 가까운 대우를 받으며 자랐고, 정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어렸을 때 어머니를 잃었고, 누나와 약혼자를 잃었으며, 결혼해서는 두 아들마저 잃었습니다. 크고 작은 선거에서 무려 7번씩이나 낙선했고, 2번의 사업 실패로 많은 빚도 졌습니다. 그러나 링컨은 실패와 불행의 연속인 자신의 삶을 승리와 관용의 삶으로 바꿔놓았지요.
‘어둠 속에 꿈이 있다.’라는 말은 유대인으로 나치 독일에서 차별과 박해를 받다가 16세 때 뉴욕으로 건너와 국무장관이 된 키신저 박사가 한 말입니다. 위대한 사람들은 고난과 역경의 시기를 통해 더욱 성숙한 인격을 다듬었습니다. 고난과 시련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도전하는 불굴의 열정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적대와 비난마저 용해 시켜 포용하게 된다면, 고난과 시련은 역사에 빛을 밝히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키신저 박사의 말대로 어둠 속에 꿈이 있습니다. 그래서 칼 포퍼는 행복과 고통은 대칭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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