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애 기자 twindaol2@hanmail.net
'꽃무릇, 석산(石蒜)은 독특한 생태특성 때문에 ‘지옥의 꽃' 또는 '죽은 이의 꽃’
그 모습이 현생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열반의 세계에 드는 것 같다 하여 '피안화(彼岸花)'라 불리기도
전남 영광의 대표 축제인 '불갑산 상사화 축제'는 취소되었지만, 꽃무릇은 아랑곳하지 않고 흐드러지게 피어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
영광 불갑사에서 현재 피어 있는 꽃은 석산(石蒜), 꽃무릇이다. 상사화는 잎이 먼저 핀 뒤 지고 난 뒤에 꽃이 피고, 꽃무릇은 꽃이 먼저 핀 뒤 잎이 돋아난다.
같은 수선화과지만 꽃도 확연하게 다르며, 상사화는 여름에 피고 석산, 꽃무릇은 가을에 핀다. 따라서 불갑산 상사화 축제는 상사화 축제가 아닌 꽃무릇 축제라 해야 할 듯.
잎이 있을 때 꽃이 없고, 꽃이 필 때 잎이 없는, 서로 영원히 만날 수 없어 그리워한다 해서 상사화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이처럼 꽃무릇도 서로 잎과 꽃이 만날 수 없다 보니 상사화로 부르는 이들이 많다.
꽃무릇(석산)은 수선화과 Lycoris속에 속하는 알뿌리식물로 우리가 흔히 아는 상사화랑 한 집안 식물이다. 그래서 통상 상사화라고도 부르지만 그것은 속을 대표하는 명칭이기 때문에 굳이 전체를 통칭하여 부른다면 상사화류 라고 불러야 맞다.(꽃과 나무 사전)
석산의 비늘줄기는 여러 종류의 알칼로이드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독성이 있지만 이것을 제거하면 좋은 녹말을 얻을 수 있다. 사찰 근처에 많이 심은 이유는 이 식물에서 추출한 녹말로 불경을 제본하고, 탱화를 만들 때도 사용하며, 고승들의 진영을 붙일 때도 썼기 때문이다
'꽃무릇, 석산(石蒜)은 독특한 생태 특성 때문에 ‘지옥의 꽃' 또는 '죽은 이의 꽃’이라 불리기도 하며, 그 모습이 현생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열반의 세계에 드는 것 같다 하여 '피안화(彼岸花)'라 불리기도 한다고.
꽃무릇 군락지로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고창 선운사가 대표적이다.
꽃무릇에 얽힌 이야기
옛날 금실 좋은 부부가 늦게 얻은 딸이 있었는데, 아버지가 병환 중에 돌아가시자 아버지의 극락왕생을 빌며 백일동안 절에서 불공을 드리며 탑돌이를 시작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많이 내려 마을로 내려가지 못하고 사찰마당 나무 아래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때 열심히 불도를 닦던 젊은 스님이 비에 젖은 여인을 보고 그만 한눈에 반해버렸다.
그 후 스님은 여인에게 연모의 정을 품었으나 스님의 신분으로 이를 표현하지 못하고, 여인이 불공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자 식음을 전폐하고 오직 여인만을 연모하면서 시름시름 앓더니 석 달 열흘 만에 피를 토하며 죽고 말았다 한다.
노스님이 이를 불쌍히 여겨 그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었는데, 그 이듬해 그 무덤에서 처음 보는 풀이 자라 가을이 시작될 무렵 긴 꽃줄기에서 선홍색의 아름다운 꽃이 피었고, 그 꽃이 바로 붉은 피를 토하며 죽은 스님의 넋이라고 생각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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