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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김월수의 갤러리 투어

김상섭 화가 - 달노래, 삶의 애환(哀歡)과 한(恨)의 정서를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시키다

by 이치저널 2021.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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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월수 my-oneone@hanmail.net

 

 

생명력 있는 필선으로 꺼지지 않는 강인한 영혼의 불꽃을 표현

 

 

 

 

김상섭- 달노래 - 72.7x53cm - oil on canvas - 2020작-1

 

끝없이 변화하는 현대미술에서 진정한 통섭의 길은 무엇인가? 서양미술과 동양미술 그리고 한국미술의 관점으로부터 독특한 자신만의 길을 모색하고 구현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머지않아 인간을 위한 보조 수단을 벗어나 인간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4차 산업혁명과 AI 시대에는 새로운 재현 방식(기술)이나 표현 방식(어떤 의도)이 요구되는데, 무엇보다도 작가의 정신(사물을 느끼고 생각하며 판단하는 능력)과 세계관(자연적 세계 및 인간 세계를 이루는 인생의 의의나 가치에 관한 통일적인 견해)이 중요시된다.

감상섭 작가는 1990∼1995년대 동양화(수묵화)인 <죽천 노인>(1993), <달노래>(1993)에서 보면 삶의 고뇌와 인물의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데, 인물 중심으로 여백의 미를 살리거나 촘촘히 잘 짜인 구조 속에서 묵직한 먹의 농담을 이용해서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의 극대비로 더욱 생동감이 넘친다. 어둠이 내린 달동네 기와집들 사이 좁은 골목길에 가로등의 불빛을 통해 생명력 있는 필선으로 꺼지지 않는 강인한 영혼의 불꽃을 표현한다.

 

김상섭- 달노래 - 72.7x53cm - oil on canvas - 2020작 -01

 

2017∼2018년대 사계절이 잘 나타난 양평(한강 중류 왼쪽 기슭에 있어 교통, 행정의 중심지)의 풍경인 칠읍산의 운무(2018), 물의 정원(2018)에서 보면 색은 풍부한 자연이 만든 색(짙은 녹음과 파란 물빛 등)으로 색의 대비와 변화로 서양화의 영역에서 그 멋과 맛을 느끼고 독자적인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 가는 여정을 시작한 후, 2020∼2021년부터 먹의 스밈과 번짐의 효과(동양화 기법)와 색의 대비와 변화(서양화 기법)를 통해 통섭의 길을 모색(연구)하면서 붓으로 스케치하고 다양한 질감의 느낌(무게감과 역동성)을 표현한 페인팅 나이프 기법(영혼의 세포처럼)으로서 작가만의 눈부신 작품 세계를 구축한다.

이는 미적 감각과 내적 감성으로 담아낸 감성 풍경(Emotional landscape)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이상과 현실 사이 학생시절 살았던 달동네 추억. 그 추억 속의 기억으로부터, 인생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가? 물음을 던지고 있다. 차가운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신성한 사랑의 빛(창문으로 새어 나오는 불빛, 어두운 골목길 밝히는 가로등의 불빛)으로 진정한 삶의 뜻과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프로이트의 말처럼 꿈이라는 미지의 영역에서 무의식과 의식 사이의 전의식을 연구하던 중에 이성으로 설명되지 않는 동물적 감정을 발견해 이를 감성이라 한 것과도 연결이 되고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에서의 말처럼 비극의 목적은 '공포와 연민'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이런 감정을 정화하는 것인데, 보는 이의 가슴에 애환나 한의 정서를 불러일으킴으로써 그러한 감정을 추방하고 더 나아가서 보는 이(관람자)의 영혼을 정화한다는 것과도 상통한다. 다양한 형식과 표현으로 비현실적 꿈과 환상, 주관적 심리 상태 등을 묘사하고자 하는 표현주의 미술과도 그 의미와 뜻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김상섭 작가는 산과 언덕 위 터 잡은 달동네(달을 보면서 사는 동네라는 의미와 달과 가까운 마을이라는 의미)를 소재(1960~1970년대부터 서울에서 도심부 개발 사업으로 생겨났고 1980~1990년대 재개발(서울 도심 정비사업)이라는 이유로 지금은 대부분 사라지고 가끔씩 떠올린 아련한 추억 속의 풍경이 된다.

<달노래>(2021) 시리즈는 도시의 풍경 저편, 아직 남아있는 달동네(월곡동, 문정동 등)의 풍경. 눈 내리는 겨울 속에서 시멘트 기와집들 좁은 골목 안으로 들어서는 여인의 뒷 모습. 가난한 서민의 삶의 애환(哀歡)과 한(恨, 몹시 원망스럽고 억울하거나 안타깝고 슬퍼 응어리진 마음)의 정서를 표현하고 어둠의 장막을 뚫고 가로등 불빛(희망과 자신감)으로 수렴하듯 모질고 거센 세상의 어려움(世波)을 딛고 이룬 행복한 가정(금빛의 사랑)을 주제로 완성된다.

 

김상섭- 달노래 - 162x112cm - oil on canvas - 2021작-01-1

 

여기서 아련한 색채(빛바랜 추억의 시간)의 운용과 잡초처럼 강인한 생명력(정신)이 느껴지는 투껍게 칠한 마티에르(질감)로부터, 고정된 틀의 형식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몸짓으로 소박한 삶의 감정들로 담담하게 그려낸다. 어려운 시절 이웃 간에 정을 나누던 것처럼 서정적 감성의 변주로부터 여백과 공간의 아름다움이 단순함과 간소함으로 구성되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사회적 편견의 벽을 허물고 편안한 안식처로 인도한다. 이것은 누구나 꿈꾸는 인생처럼 삶의 아름다움과 기쁨, 고통과 아픔이 모두녹아든 발효의 시간 속에서 숨겨진 창조적 지혜의 결과물(작품들)로서 숙성의 미학이라 할 수 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존재의 뼈처럼 낡고 색바랜 벽과 기와 속에 드러난 모래의 알갱이들 저편, 노래(부활)하듯 생명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순환의 고리 안에 있음을 깨닫게 한다.

 

김상섭- 달노래 - 72.7x53cm - oil on canvas - 2021작-02-1

 

<달노래>(2021) 따스한 햇살이 쏟아져 내린 붉은색 시멘트 기와집들. 계단이 많고 콘크리트를 대충 바른 듯한 데다 차가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좁은 곳. 나무가 몇 그루만 있고 삶이 녹녹지 않은 달동네(맨몸으로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한 사람과 일용직 노동자들 같은 당대의 돈없는 서민들이 살았다.)에서도 따스한 햇살이 쏟아져 내린 기와집들을 통해 행복한 삶에 대한 뜨거운 열망과 의지가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

 

김상섭- 달노래 - 72.7x53cm - oil on canvas - 2021작-1

 

<달노래>(2021) 가로등 켜진 밤 붉은 기와집들. 가난한 집이지만, 만족할 줄 아는 삶처럼 노력과 의지로 극복하고 기쁨과 미소로 행복한 삶을 이뤄낸다. 어두운 골목 밝히는 밝은 가로등 불빛을 통해 보는 이의 가슴을 열어주고 희망의 세계로 인도한다.

 

김상섭- 달노래 - 72.7x53cm - oil on canvas - 2021작-03-1

 

<달노래>(2021) 흰 눈 쌓인 기와집들. 흰 눈이 내린 어느 겨울날 해 질 녘 흰 눈 쌓인 집들 사이 골목길로 귀가하는 여인(작가의 부인). 차가운 현실의 속에서 오히려 흰 눈은 자연의 이불처럼 포근해 보인다. <달노래>(2021) 가로등 켜진 밤에 눈 덮인 기와집들. 파도치듯 사선으로 늘어진 집들(리듬과 멜로디)과 물보라(보석)처럼 빛나는 가로등 불빛의 하모니를 이룬다.

작가의 따스한 시선은 추억 속의 기억으로 더듬어 자연과 인공의 조화되듯 사물의 물성과 성질까지도 옮겨놓는다. 여기서 행복은 현실을 거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이라는 말처럼 섬세한 작가의 감성 풍경으로 빠져들다가, 힐링(치유)의 순간을 경험한다. 이와 같은 작품들을 통해 ‘한을 풀었다'라는 표현(승화)처럼 내적 갈등을 해결하고 카타르시스를 경험한다.

 

이는 스위스 칼 융의 「분석심리학」에서 말처럼 정신의 전일성(全一性)으로서 대극(對極)의 합일을 가르킨다. 대극이란 이를테면 유(有)와 무(無), 긴 것과 짧은 것, 앞과 뒤, 정신과 신체, 추함과 아름다움, 높음과 낮음, 어려움과 쉬움 등 상대적인 것 대극이 서로 불가분적인 ‘하나’가 된다는 것과 통한다.

 

작가의 작업노트에서 “산업화 시대에 지방이주민들과 도시 빈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애환이 스며있는 달동네. 도시화로 점점 사라져가는 달동네를 노래하듯이 그리고자 했다.”라는 것처럼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로부터 초월하는 중도 사상을 깨닫게 한다. 결과적으로 김상섭 작가의 작품들은 보는 이의 마음에 응어리진 감정을 해소하듯 소박하고 꾸미지 않은 순수한 아름다움(본질)의 세계(감성 풍경)로 이끈다.

 

음악은 나에게 천국의 언어이자, 타임머신이다. 그리운 그림도 마찬가지이다. 숨겨진 보석 같은 김상섭 그가 그린 세상 위에 착륙해 감미로운 달의 노래를 눈에 담는다.  -Written By Samson & 3손(삼손 기획)

 

 

 

달의 노래

 

칠성(七星) 김월수(金月洙)

 

무심한 세월에 잠긴

고단한 삶의 풍경이여라!

 

거친 땅(일터)을 일구는

굳은살 박힌 농부(노동자)의 발과 손처럼

 

그래도 희망 빛(가로등)으로

알알이 맺힌 꿈(행복한 가정)의 열매

 

힘들 때마다

노을처럼 행복한 추억은

 

희미한 기억의 저편에서

다시금 떠오른다.

 

- 서양화가 김상섭의 달노래를 보고 쓴 시

 

 

 

김상섭 개인전, ‘달노래

 

일 시: 2021.10.20()2021.10.25(월)

장 소: 바이올렛갤러리 서울시 인사동 인사동길 54-1

 

 

김상섭 Kim Sang Sub

1963 경남 밀양 출생

1990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개인전

2021 달노래, 갤러리 바이올렛, 인사동

2020 누드의 미학, 아이갤러리, 인사동

2019 갤러리 바이올렛 기획초대전, 인사동

2018 갤러리 바이올렛, 인사동

2008 갤러리 눈 초대전

2002 최재갑 갤러리, 군산

2001 밀양 문화의 집, 밀양

1995 이십일세기 화랑

1993 그림마당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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