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한 자신만의 언어를 찾고 ‘Evolution(진화)’이라는 자신의 철학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표현)
오방정색과 오간색으로 드러난 옛것의 아름다움(한국의 미)을 연구하여 유화물감을 통해 현대적 미감으로 표현
김규리 작가는 한국의 미라는 전통의 오방색과 소재 그리고 현대의 소재와 유화(현대의 미)를 어떻게 융합하고 재창조할 것인가? 한국의 전통적인 소재인 원앙(부부의 사랑), 모란(장수) 작약(부귀) 등과 오행 사상으로 드러난 10색인 오방정색(黃, 靑, 白, 赤, 黑)과 오간색(錄, 碧, 紅, 紫, 硫黃)을 연구하여 고유한 자신만의 언어를 찾고 ‘Evolution(진화)’이라는 자신의 철학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표현)한다.
<Evolution-눈맞춤> 2021 작품 보면 평안과 안정이 있는 수평 구도. 한국적인 소재를 석채나 분채(오방정색과 오간색)가 아닌, 서양의 유화물감을 통해 더 깊고 다양한 색채로 친근하면서도 풍부한 느낌과 정서를 잘 표현하고 있다. 눈부시게 파란 하늘에 피어나는 뭉게구름(밝은 미래)과 한 쌍의 원앙(부부의 사랑)을 통해 행복한 삶으로의 여정을 그려낸다. “색깔은 우리 뇌와 우주가 만나는 장소이다.” 폴 세잔의 말처럼.
특히, 이번 전시회(김규리 초대개인전 도솔미술관 2022.4.1.∼4.21)에서 3차원적 공간감과 입체감으로 표현된 메타버스(metaverse)의 세계를 구현하고 자신만의 ‘환영(幻影)의 세상(the world of lllusion)’로 선보인다. <Evolution-채워지는 행복> 2021과 <Evolution-담겨진 얼> 2022 작품을 보면 캠퍼스처럼 하얀 달항아리의 표면에 다양한 소재를 통해 상징과 의미를 담아낸 ‘환영(幻影)의 세상’을 표현한다. 자연의 섭리(동양의 철학)와 같이 오방정색과 오간색으로 드러난 옛것의 아름다움(한국의 미)을 연구하여 유화물감을 통해 현대적 미감으로 표현하면서 한국미술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유화물감은 마르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톤의 변화를 다양하게 줄 수 있고 안정된 색채 안에서 혼색하여 풍부한 색채를 보여 준다. 상호 대립하면서도 상호 의존한다는 원리의 음양오행처럼 서양의 물감(유화)과 한국(동양)의 색채(소재) 사이에서 진화되듯 새로운 희망과 미래로의 꿈을 전하고 있다.
이것은 상호 대립을 극복하고 순환의 관계로 융합하여 ‘환영(幻影)의 세상(세계)으로 완성된다. 이는 한국적 회화의 길을 열어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보여진다. 여기서 보는 사람의 마음에 무의식적인 연상작용을 일으켜 그 끝없는 탐구과정을 통해 창조적 상상력이 스스로 발언하게 하는 초현실주의(경험의 의식적 영역과 무의식적 영역을 완벽하게 결합하는 수단이며, '절대적 실재, 즉 초현실' 속에서는 꿈과 환상의 세계가 일상적인 이성의 세계와 결합할 수 있다고 한다) 와 맞닿아 있다.
<Evolution-Lightened moon> 2017과 <Evolution-Lightened moon> 2017 작품을 보면 방사되는 원형 구도. 열린 배경 속에 활짝 핀 꽃과 봉우리를 안정적인 삼각형의 구성이 돋보인다. 대담한 붓의 놀림과 섬세한 터치로 표현하고 있는데, 작가는 몰입의 시간 속에서 스스로와 주변을 잊고 창조에너지가 솟아나면서 영감과 상상의 힘이 발휘된 것으로 보인다. 빛나는 태양의 햇살을 받아 생(生)의 푸르름으로 진한 향기 머금고 바람의 손 끝에서 춤추는 나비와 밝은 달빛처럼 피어난 꽃(모란) 사이로 나비가 날고 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잠시나마 삶의 슬픔마저 잊고 우아함을 드러내며 환희의 세계로 승화되는데, 이는 존재의 떨림과 울림처럼 조용한 가운데 어떠한 움직임이 있다는 정중동(正中動)의 미학을 드러내고 있다. 생명의 근원처럼 이치와 본성에 가닿게 될 때, 무의식적으로 역리의 이치를 깨우치게 하여 상처를 치유되기 때문이다.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색채는 눈의 감각에 관한 합법칙적 자연이다.”, “자연은 색채 안에서 스스로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카라의 축제> 2022와 <장미의 하모니> 2020 작품을 보면 작가는 그린다는 것은 자연에 대한 깊은 성찰이고 예술가적 열정과 삶의 의지로 보고 물아일체(物我一體)처럼 나(我)의 영혼은 푸른 바람과 같이 생명의 소리와 공명하고 주황색의 결을 따라 춤추기도 한다. 괴테의 말처럼 “색채란 시각과 관련하여 하나의 근원적인 자연현상이며, 시각은 여타의 모든 감각들과 마찬가지로 분리와 대립, 혼합과 결합, 고양과 승화, 전달과 분배 등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이러한 일반적인 자연의 공식들에 의해 가장 잘 직관되고 파악될 수 있다.” 음과 양의 조화처럼 색은 대립적 관계와 상보적 관계의 이중성으로 드러난다.
<Evolution-미인도(2)> 2022와 <Evolution-미인도(3)> 2022 작품을 보면 수직구도 작가는 변화하는 시대와 관점(타자성)에 따라 서로 다른 인식과 분별이 있듯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조화의 길로 나아간다. 동양의 색(오방정색)과 동양의 철학(스밈과 우러남)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고 깊고 풍부한 색감과 고급스러운 분위기(풍요로운 삶) 속에서 미묘한 명도의 변화, 섬세한 표정과 인물의 성격까지도 담아낸다. 붉은 비단으로 원삼(元衫)처럼 되었고 가슴·등·소매 끝에 장수와 길복을 의미하는 연꽃·모란꽃 등의 화려한 수놓아진 활옷(조선왕조 때 공주·옹주의 대례복으로 입던 소매가 넓은 옷)을 입은 자화상과 다른 하나는 서양식 옷을 입은 자화상인데, 배경과 함께 순환의 구조 속에서 마치 모나리자처럼 작가의 시선과 보는 이(관찰자)의 눈이 서로 마주 보고 대응하면서도 생성(화이트홀)과 소멸(블랙홀)의 관계로 이어진다. 이것은 동양과 서양의 융합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존재(정체성)를 찾는 과정으로부터 그 너머 초월의 미학를 드러낸다.
“예술의 목적은 외적 사물의 재현이 아니라 외적 사물이 지닌 내적 의미의 재현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김규리 작가의 작업 노트에서 “오방정색으로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 속에 현대의 풍요로운 삶을 연결하여 우리 내면의 삶을 풍성하게 그리려고 하였다. 오늘의 세계화 시대에 가장 한국적인 소재가 가장 세계적이라는 신념으로 오래전부터 우리의 전통 그림 세계에 담아 왔다.”
결과적으로 김규리 작가의 작품은 대립하면서도 상호 의존한다는 원리의 음양오행(동양의 철학)처럼 한국의 색(오방정색)과 소재와 서양의 색(유화물감)과 소재의 경계를 서로 융합하여 3차원적 공간감과 입체감으로 표현된 메타버스(metaverse)의 세계를 구현하고 자신만의 ‘환영(幻影)의 세상(the world of lllusion)’로 이끈다. 이것은 새로운 희망과 미래로의 길을 열어가며 한국미술의 지평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Evolution - 채워지는 행복
칠성(七星) 김월수
어두운 밤하늘 저편
두둥실 뜬 하얀 달처럼
혼돈 속의 세상 너머
내 안의 나와 함께
꽃이 피고 지는 사이
유유히 흐르는 인연의 강
그윽한 향기(꿈길) 속에서
화려한 원앙새 한 마리
서양화가 김규리의 “ Evolution-채워지는 행복”을 보고 쓴 시
김규리 작가
홍익대학 학사.석사 회화과 졸업
개인전 35회. 단체전, 초대전 180여 회 이상, 수상 : 대한민국미술대전특선, 무궁화미술대전 행정자치부장관상, 서울미술대상전장려상 外 다수, 작품소장 : 부띠크모나코미술관(서울), 심사: 대만 세계아동미술대회 심사위원. 경기복지재단 심사위원. 서울지방경찰청 심사위원, 현재 : 사)한국미술협회 국제교류위원회 이사, 사)국제현대예술협회 이사, 녹색미술회 이사, 작가정신전 운영위원,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강사, 쉐마 미술아카데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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