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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옵니다.
풀잎처럼 싹 트는 그리움을 보듬은 채
비는 내 마음의 뜨락에서 속삭입니다.
방앗간에 몰려들어 지저귀는 참새들같이.
창문을 두드리는 세찬 빗물이
보고픈 그대 얼굴을 그려낼 때면
내 눈에도 빗물같은 눈물이 주룩 주룩
이 깜깜한 밤을 어루만지며
하염없이 비가 옵니다.
반갑게 비가 옵니다.
초등학교 친구같은 추억의 비가 옵니다.
창을 열고 정답게 맞이하려 하여도
사랑이 내리는 비를 외면한 채
쌀쌀맞고 냉정하게 비가 옵니다.
비가 옵니다.
봄바람이 쉬어가는 정자나무 쉼 터에
구름이 흘러가는 산허리에도
고향마을 당산나무 밑둥에도 출렁이는 그리움을 가득 싣고서
나의 불같은 가슴에 뜨거운 사랑을 전하는
봄 비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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