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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이영하의 소통이야기

임진강

by 이치저널 2024.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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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외로움이 남아 있어

혼자는 잠자리에 들지 못하는

너는 임진강이다.

 

 

황포돛배를 어루만지는 아지랑이 곱게 낀 봄날에도,

포탄소리만큼 요란한 중동의 천둥번개와 함께

하늘이 깨어진 듯 쏟아지는 장대비속 한여름 밤에도,

스몰스몰 피어오르는 가을들녘 물안개 속에서도,

섣달 그뭄 영하의 새벽이 열리는 시간에도

바람이 가쁜 숨을 잠재우기 위해 편히 쉬어가는 곳,

너는 임진강이다.

 

 

분단의 아픔을 가슴으로 삭이면서

눈이 내리면 눈을 따스하게 보듬고

비가 오면 비를 담아가며

묵묵히 천년세월을 흐르고 있는

너는 임진강이다.

 

 

이젠 갈라짐을 뛰어넘어 하나로 가자.

이젠 갈라짐을 이어주는 다리를 놓자.

물새들도 자유로이 넘나들며 휘파람을 불고 있는데,

구름도 남북을 얼싸안고 평화를 노래 부르는데,

우리는 그렇게도 정답던 세월들이 불러도 돌아오기

어렵게 되었구나.

민족의 애환과 민족통일의 혼을 담고

누리를 휘감아 돌아가는 너,

민족의 꿈은 너의 등살위에서 살아오른다.

슬픔도 고통도 비극도 언젠가는 끝이 나는 법,

물길 따라 한을 풀고, 기다림을 모르고 흐르는 시간을 흔들어 깨워

155마일 휴전선을 활짝 열고 통일을 빚어내는 물길인,

너는 임진강이다. 너는 자랑스런 임진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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