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에 가면
누구에게나
자랑하고픈 명품이 하나 있다.
안산에 펼쳐진 7키로미터의 자락길이다.
오늘도 나는 자락길을 찾아 나섰다.
나라꽃 무궁화가 활짝 피어 반기고 있다.
온갖 풀벌레소리, 매미소리,새소리가
오케스트라의 합주처럼
나를 맞이하는 것 같다.
참새 서너마리가 마치 자락길 안내 도우미를
자임하듯이
길옆 풀섶에서 전진하며 날았다 앉았다를 반복한다.
도시는 아직도 휴일 늦잠을 자고 있다.
안개와 가랑비와 먹구름속에서 어둠이 채 가시지 않아
편한 마음으로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안산 자락길에 가면
새벽을 여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30년이상 도를 닦은듯한 무도인도, 에베레스트를 다녀온 것 같은
산악인도,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같은 명상가도, 가면 무도회의 출연자도, 체육인도, 음악인도, 문학가도,
시골 고향마을의 할아버지 할머니도
모두 다 만날 수 있다.
빨강.주황.노랑.초록.파랑.남색.보라---
무지개의 조화보다도 더 다양한 옷차림과
얼굴모습이 천태만상 각양각색이다.
팔각정 쉼터를 지나니 봉원사의 목탁소리 울려퍼지고
체육공원옆을 지나니 새벽운동중인 사람의 기합 소리가
서로 부조화스런 화음으로 다가온다.
안산 자락길에 가면
녹색도시 서대문이 눈아래 펼쳐진다.
메타 세콰이어숲, 잣나무 숲, 갈참나무 군락지,
숲속무대, 연희 숲속쉼터, 무악정, 능안정, 북카페 쉼터 기원정사
모든것이 녹색이고
모든 것이 조용하다.
안산에서 바라 본 서울은
수려한 경관을 한 눈에 심어주고 있다.
북한산 인왕산 산자락에 살짝 얼굴을 내민 아파트들,
형제봉 바로아래에서 여기저기 드러누워 시위하는 집, 집, 집들,
인왕산 등성이를 어어 놓은 옛 서울 성곽
옛날과 현재가 아직도 조화와 공존을 자랑하고 있다.
흐르는 물소리, 바람소리가 연한 그리움을 만드는 아침,
가도 가도 싫지 않은 푸른 숲속 안산 자락길에서
8월의 하늘은 가을 보다도 더 높고
보이는 곳은 나의 무릉도원이요.
보이는 곳은 다아 나의 인생 수련 도장이네.
산이 좋아 가는 길에
오솔길 양 옆에서
반가운 손 내밀어 악수 청하는 듯
안산 자락길 숲속은
온통 나의 환영객 일색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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