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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이성일의 전라도를 걷다

BTS가 다녀갔다는 전북 완주군 삼례읍 비비정 마을

by 이치저널 2024.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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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는 전라도의 명소다. 완주군에 속해 있지만 익산이나 전주에서도 가깝다. 비비정이 있는 비비정 마을엔 예술열차와 벚꽃길 그리고 비비낙안과 삼례예술촌이 있다.

 

 

만경강이 내려다 보이는 비비정(飛飛亭)은 정자의 이름인데 날을 비(飛)자를 두 번 쓴 것이 재밌고 심상찮다. 비비정 바로 밑엔 비비낙안(飛飛落雁)이 있는데 기러기들이 쉬어간다는 뜻이고 그 나무 계단을 한 2-3분 걸어 내려오면 마을 어머니들이 운영하는 비비마을 농가식당이 있다.

 

 

요즘 말로 하면 마을기업이다. 대부분의 전라도 어머니들 음식 솜씨는 국가대표급이다. 난 보통 잘 삭힌 홍어탕을 시켜 먹는다. 밥 먹고 나무 계단을 걸어올라가 BTS가 다녀갔다는 비비낙안의 커피집에서 커피를 한 잔 받아 마시며 도도히 흐르는 만경강과 드넓은 호남평야를 보았다. 풍광이 참 아름답다. 아마도 호남의 선비들이 이 풍광에 기러기들이 쉬는 모습을 보며 비비정에 앉아 술과 차를 마시며 인생과 정치를 논하고 시를 짓고 악기를 연주하며 풍류를 즐겼으리라.

 

 

비비정 바로 앞엔 비비정 예술열차가 있다. 이제 열차가 다니지 않는 옛날 기차길에 열차 두 칸을 놓고 레스토랑과 커피숍으로 꾸몄다. 예술열차도 여러 번 갔지만 난 한 번도 열차 레스토랑에서 파는 스테이크나 파스타 같은 건 먹질 않았다. 왜냐하면 이 동네는 맛집 끝판왕들이 각축하고 있는 삼례 아닌가? 그저 커피나 한 잔 먹고 모시고 온 손님들 사진을 찍어준다.

 

 

 

예술열차 옆 벚꽃길이 압권이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과 홍어탕 한 그릇 먹고 커피 한 잔 들고 이 벚꽃길을 걷는 것 보다 더 재미난 일은 무엇이 있단 말인가? 만약 사랑을 시작하는 남자라면 애인과 함께 반드시 산책해보시라 추천한다.

 

 

벚꽃길 앞 시골집에 아짐(아주머니의 사투리)이 나와 밭일을 하고 계신다. 밭엔 아름다운 나무들이 많았다. 특히 복숭아나무가 참 아름답다. 도화살(桃花煞)이라 하지 않던가? 그런데 만인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치명적인 도화살은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팥꽃 나무는 처음 봤다. 보리수도 참 좋다. 밭일 하시는 아주머니에게 슈베르트의 보리수를 불러드렸다. 앵두나무도 빼놓을 수 없다.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났네...’

 

 

상춘곡을 불렀으니 이제 삼례 예술촌으로 이동한다. 차로 5분 거리다.

 

 

삼례 에술촌은 일제 강점기 때 호남평야에서 나오는 쌀을 수탈해 갈 목적으로 만든 대형 쌀창고인데 이제 갤러리와 커피숍 등의 예술촌으로 변신했다. 고호전(Gogh展)을 하고 있었다. 쌀창고 모습이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는데 방습을 위해 천장과 벽에 나무를 덧대 있는 것이 오히려 예술적으로 느껴졌다. 고호전을 다 보고 나오니 저 뒤쪽으로 삼례 성당이 눈에 들어온다.

▶주소 : 전북 완주군 삼례읍 비비정길73-21

▶가는 방법 : 기차 타고 전주역이나 익산역에서 내려서 택시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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