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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이성일의 전라도를 걷다

전북 완주군, 화산 꽃동산과 작약밭을 걷다

by 이치저널 2024.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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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는 전주와 익산과 진안을 경계로 하고 있다. 3개의 읍과 10개의 면으로 구성돼있고 인구는 9만 명을 살짝 넘는다. 인구가 줄지 않는 거의 유일한 시골이다. 인구를 유지한다는 것은 먹을거리가 있다는 것인데 완주엔 대표적으로 현대차 캐스퍼 공장이 있고 진로하이트 공장과 몇 개의 산업단지가 있다. 완주의 볼거리는 적어도 10군데 이상이라서 나는 완주 10경이라 부른다. 하루에 다 다니긴 무리가 있다. 오늘은 세 군데만 걸어본다.

 

완주군 화산

 

완주는 대둔산이 유명하지만 그래서 케이블카나 출렁다리도 잘 돼있고 관에서 관리를 한다. 나는 상대적으로 좀 덜 유명한(서서히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화산을 걸었다. 화산은 30년 동안 10만평을 철쭉을 중심으로 이 꽃 저 꽃 심으며 개인이 가꿔왔다. 산책로를 여러 군데로 만들었는데 그 사이에 놓인 돌탑이나 조경해 놓은 솜씨가 주인장의 세심함과 정성을 느끼게 해준다.  10분쯤 걸어 올라가면 데크길로 무장애길을 꾸며놔서 누구나 크게 힘들이지 않고 걷는 행복함을 가질 수 있다. 오늘은 철쭉은 졌지만 안개 낀 초록의 화산은 몽환적인 분위기다. 만약 철쭉의 군무를 즐기고 싶다면 4월 말이나 5월 초에 방문하길 권한다. 좀 아쉬운 것은 아직 주차장 시설이 미비하다는 것이다.

 

표식이라고는 이 돌 하나뿐이다.  이 건너편 임시주차장에 차를 세워야 한다.

 

데크길로 만들어 놓은 무장애길

 

 

화산에서 차를 몰고 5분 정도 가면 미서경로당이 나온다. 미서경로당 앞엔 엄청난 규모의 작약밭이 있다. 이 작약밭은 반드시 구경하시기 바란다. 이 보다 더 화려하고 이보다 더 우아한 꽃의 군락(群樂)은 그 어디서도 보기 힘들다. 이른바 포토존이다. 작약의 꽃말은 수줍음인데 이토록 화려한 꽃의 여왕과 수줍음은 좀 부조화스럽다.

 

미서경로당 앞 작악밭

 

작약밭에서 다시 차로 5분 이동하면 그 유명한 되재성당이 나온다.우리나라에 두 번째로 세워진 성당(1895)이고 거의 목재로 지어진 최초의 한옥 성당이다. 130년 전 이 시골 마을에 들어와 신앙생활을 하고 선교활동을 했던 신부님들의 고행이 지금도 순결하게 남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곱게 한복을 입고 아이를 안고 있는 동상은 성모 마리아님일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옥 성당 되재성당

 

곱게 한복을 입고 아이를 안고 있는 분은 누구실까?

 

갑자기 더 걸을 수 없을 만큼 비가 많이 왔다. 차에 앉아 비오는 걸 좀 구경하다가 커피를 한 잔 하고 싶어졌다. 차를 몰고 익산 금마에 있는 금마커피로 갔다. 한옥 커피집이다. 이 근처에 가시는 분들은 반드시 가서 금마커피를 마셔보기 바란다. 수많은 분들을 모시고 갔지만 한 분도 커피 맛을 품평하지 않는 분은 보지 못했다. 금마커피는 우유를 넣고 곡물을 넣고 그 위에 질 좋은 진한 커피를 넣은 아이스커피인데 내가 맛 본 최고의 커피다. 일본은 지역 마다 지역의 스토리텔링과 특산물을 담은 음식과 음료가 있다. 이 금마커피를 익산의 음료로 하거나 전라북도 커피로 발전시키면 어떨까?

 

곡물이 들어간 금마커피

 

한옥카페 금마커피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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