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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송태한의 시를 그리다

퍼즐 맞추기

by 이치저널 2021.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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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한lastree@daum.net

퍼즐 맞추기

송태한

 

 

오전엔 사무실 내근

찬바람 새어드는 출입문 앞

서류 파일 어질러진 책상 모니터와 씨름하다

점심 때우고 오후엔 관내 출장 다녀오기

수첩에 빼곡한 하루를 마감하고

비공식 저녁 일정은 직사각 승객 시루 속

지하철 한 귀퉁이에 기대어 놓기

부르튼 짜장 면발이 된 퇴근길 몸에

머릿속 기억은 분실물 투성이

듬성듬성 이 빠진 콜라주

정신마저 쓰러지지 않게 손잡이에 꼬옥 묶어

촘촘히 세워 놓았다가

내리는 역에선 밀려나갈 때 방향주의

횡단보도 신호등 앞에선 우선멈춤

재건축 대상 주공아파트 오층 계단을 한 차례 쉬고

올라가 현관문 비번 눌러 열고

비좁은 화장실로 데려가

얼굴과 손발 비누로 박박 씻겨서

옥돌 매트 깔린 레고 블록 침대

아내 옆 빈 칸에 가로누이고

좌우 테두리 가지런히 맞추어

내 몸뚱이 가까스로 미라처럼 끼워 넣고

눈꺼풀 지그시 눌러 감겨놓은 뒤

사각 방 무대 위 하루의 조명을 일제히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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