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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송란교의 행복사냥

콧구멍이 두 개여서 망정이지 하나였으면 어쩔 뻔했는가

by 이치저널 2024.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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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살기 위해 숨을 쉰다. 숨을 쉴 수 없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사람은 살아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입을 벌리고 말을 한다.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은 곧 생각의 고립과 단절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웃 사람들과 단절되지 않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한다. 숨을 쉰다는 것은 공기를 안으로 들여 마시고 밖으로 내보내는 것에 막힘이 없다는 것이다. 말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내 생각이 이웃 사람들과 왕래가 있다는 것이다. 내가 하는 말을 누군가가 들어주고 있다면 감사할 일이다. 살아있는 바지락은 탕을 끓이면 살아있음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입을 활짝 벌린다. 죽은 바지락은 끝내 입을 열지 않는다. 일상생활 속에서 ‘숨 막혀 죽겠다’, ‘기가 막혀 죽겠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외로워 죽겠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숨이 막히고 기가 막히고 외로우면 어찌 되는가? 홀로된 외로움은 사무치는 그리움이 되고 점차 감당하기 어려운 고독감에 사로잡혀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찔러대는 말을 방귀 뀌듯 쏟아내면 악취가 진동하여 이웃이 떠나가게 된다. 그러면 홀로 남게 된다. 왜 나는 외롭지, 왜 나는 고독하지, 왜 내 곁에는 사람이 없지? 하고 투덜거리면서 떠나가거나 찾아오지 않는 주변 사람을 탓 하지만 그 원인은 분명코 자신에게 있다. 멀쩡한 육신에 어그러진 마음을 담고 있으면 바짝 마른 고목을 닮아간다. 그늘이 되어주지 못하고 바람막이도 되어주지 못하는 마른 나뭇가지에는 새가 깃들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쿡 찌르면 멀리 피하고 껴안으면 가까이 머문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깨달으면 좋겠다.

말을 하면서도 마음을 터놓을 수 없어 바람결에 스치듯 속 빈 껍데기 같은 대화만 나눈다면, 말은 하지만 마음이 통하지 않고 입술만 검게 탄다. 이웃 사람을 떠나게 하는 말과 다가오게 하는 말은 분명 다르다. 말을 하는 방법이나 태도도 마찬가지다. 말이 말 같아야 말로써 대접을 받는다. 말하는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의 품격을 알 수 있다. 그리움 밭에 인정이 자랄 수 있도록 세상을 열고 공간을 열고 마음을 열어주는 품격있는 말을 해보자. 주고받는 말도 숨 쉴 수 있는 여유와 공간이 필요하다.

 

 

믿음의 말 축복의 말을 들으면 자신도 모르게 온화한 미소와 따뜻한 에너지가 나온다. 그 선한 에너지가 자신은 물론이고 상대방도 행복하게 만든다. 이웃을 축복하면 할수록, 포용하면 할수록, 그 축복은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다른 사람을 품어주고 사랑해줄수록 나 스스로가 치유되는 기적이 일어난다. 이 축복의 중심에는 예쁜 말 예쁜 미소가 자리하고 있다. 한마디 한마디가 숨을 턱턱 막히게 하고 기가 꽉꽉 막히게 한다면 누가 그 사람과 말을 하고자 하겠는가. 한마디의 말을 나누더라도 피가 되고 살이 되고 힘이 되는 그런 살아있는 말을 한다면 상대방은 그 사람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아침 햇살은 눈부시게 화려하나 마음이 바쁘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이지 않고 흩어진다. 저녁노을은 시뻘건 용광로가 식어가듯 하늘을 붉게 물들이나 마음이 포근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여든다. 화려함에 넘치는 원심력은 외로움으로, 은근함에 밀려드는 구심력은 어울림으로 작용하는가 보다. 사람들이 아침 햇살에 갈리고 저녁노을에 모인다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수구가 막히면 뚫어야 한다. 막힌 대로 계속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막혀 있으면 역겨운 냄새는 물론 다른 오수(汚水)들이 흘러갈 수 없어 내 곁으로 다가오게 된다. 계속 그 오물을 피하면서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냄새나는 그곳에서 살기 싫어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든가 아니면 막힌 하수구를 뚫어야 살 수 있다. 변비가 심하면 먹는 것이 불편하다. 그러니 변비 해소에 좋다는 음식을 어쩔 수 없이 찾게 된다. 왜? 막히면 불편하니까. 작은 옹기조차도 숨을 쉰다, 뜨거운 가마 속에서 아주 작은 모래알들이 녹아내려 안팎으로 통하는 숨구멍을 만든다. 기가 통하니 담아놓은 음식들이 숨을 쉰다. 그래서 옹기 속의 음식은 더 맛있게 익는다. 안팎으로 잘 통하는 옹기는 잘 팔릴 수밖에 없다. 말도 잘 통해야 사람들이 모여든다.

 

코가 막히면 어찌하는가? 콧구멍 두 개가 동시에 막히는 경우는 드문 듯하다. 콧구멍이 두 개여서 망정이지 하나였으면 어쩔 뻔했는가?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잘하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것도 있다. 잘하는 것과 못 하는 것이 함께 어울려 있다는 것이다. 자석에도 N극과 S극이 따로 있다.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살아야 세상이 유지된다.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도 섞여 있어야 조화를 이룬다. 잘난 사람만 있다면 이기려만 하고 지는 사람이 없어 소통이 끊긴다. 못난 사람만 있어도 앞서 이끌려는 사람이 없어 교류가 끊기기는 마찬가지다.

 

사람이 찾아오지 않아 외롭다 하기 전에 내가 너무 잘난 체하면서 내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자. 고독을 즐기는 사람이 아닌 이상 혼자 있으면 즐거움은 줄어들고 외로움만 남는다. 맛있는 음식 재미있는 이야기도 혼자서 맛보고 들으면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가 없다. 다른 사람과 마음을 나눌 수 없고 공감이 없으면 맛없는 음식만 먹게 되고 재미없는 이야기만 듣게 된다. 맛없는 음식에 어찌 건강한 육체가 보존되겠는가? 함께 숨 쉬는 사람이 곁에 있어야 공감(共感)과 공명(共鳴)이 있다. 공감과 공명은 삶을 맛있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다른 사람이 내 곁에 머물게 하려면 살아 숨 쉴 수 있는 여유와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편한 마음으로 앉아 쉬어 갈 수 있도록 둥근 의자 같은 말과 마음이 필요하다. 긍정의 말, 칭찬의 말, 격려의 말, 희망의 말은 살아있는 말이다.

 

우리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쉽게 말한다. 그래서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더 많이 한다. 그러다 보면 상대에게 상처를 주게 되고 상대와의 관계를 어긋나게 한다. ‘다 너를 위한 말’이라 하면서 나의 묵은 감정을 쏟아내듯 가슴을 푹 찌르고 숨이 턱 막히게 아픈 말을 너무 쉽게 한다. 같은 내용이라도 서로를 위해 할 수 있는 ‘조금 더 나은 말’이 있다. 살아있는 말 예쁜 말이다. 화난 사람이 말을 하면 들어주는 것이 우선이다. 그 사람이 거침없이 쏟아낼 때 내가 통 크게 받아주면 기가 순하게 흐른다. 때로는 들어만 주는 것이 위로의 말보다 더 큰 효과를 불러온다. 서로를 위해 조금 더 나은 한마디는 조금 있다 해도 늦지 않는다. 먼저 상대를 믿고 들어줄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공간의 여유 마음의 여유 말의 여유가 있어야 삶도 여유가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긍정적이고 행복하게 태어난 사람은 드물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라는 말을 꾸준한 연습을 통해 행복이 마음속에 자리 잡게 한 것이다. 칭찬은 예쁜 말로, 웃음은 예쁜 미소로, 남은 인생은 예쁜 인생이 되도록 가꾸자. 내가 하는 말은 나를 닮아간다. 말을 하면 그것을 이루려는 습성이 있다. 입이 말하면 그것을 뇌 속에 새겨두었다가 그가 말한 대로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합니다’를 수시로 외치자. 그러면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은 꼭 일어날 것이다. 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천 명을 먹였다는 기적적인 사건으로 성경의 《마태복음》(14:14~21), 《마가복음》(6:35~44), 《누가복음》(9:12~17), 《요한복음》(6:5~14) 등에 잘 나타나 있다.

 

‘피곤하다’라고 말하면 피곤하지 않음에도 진짜 피곤해지고, ‘기분이 좋다’라고 말하면 기분이 좋지 않음에도 진짜 기분이 좋아진다. 말에는 행동을 이끄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 살아있는 말은 기를 살려주기에 돈을 쓰지 않고 줄 수 있는 보약, 귀로 먹는 보약이라 한다. 살아있는 말로 다른 사람을 세워주고 잘 되게 하는 사람은 자신도 똑같은 복을 받는다. 살아있는 말은 마음속에 심어놓은 축복의 씨앗이다. 정성껏 관리하고 예쁘게 가꾸면 우리 인생이 축복받는 인생이 될 것이다. 칭찬과 축복과 격려의 말을 잘하는 사람이 매력 있는 사람이다. 경쟁력 있는 사람이다. 복을 부르는 말, 살아서 숨 쉬는 말은 다른 사람을 살리는 생명수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아내에게 감동을 주고 싶은가요? 그렇다면 ‘당신은 갈수록 더 멋있어지네’, ‘역시 나는 처복이 많아’, ‘당신, 왜 이리 예뻐졌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아’, ‘내가 당신 때문에 눈만 높아졌지 뭐야’라는 말을 해보자. 남편을 감동시키고 싶은가요? 그렇다면 ‘내가 시집 하나는 잘 왔지’, ‘당신이라면 할 수 있어요’, ‘당신 없으면 난 하루도 못 살 거야’. ‘세상에 당신 같은 사람이 어디에 또 있을까?’, ‘당신이니까 나를 데리고 살지’라는 말을 해보자. 얼굴이 화끈거린다고요?

피톤치드(phytoncide)는 식물을 의미하는 피톤(Phyton)과 살균력을 의미하는 치드(Cide)가 합성된 말로, 숲속의 식물들이 만들어 내는 살균성을 가진 모든 물질을 통틀어 지칭하는 말이다. 피톤치드의 주성분은 테르펜이라는 물질이며, 바로 이 물질이 숲속의 향긋한 냄새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건강에 좋다고 하니 피톤치드를 마시기 위해 산림욕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산림이 우거진 곳은 열린 공간이지 밀폐된 공간이 아니다. 마음이 홀로 어둠에 갇혀 있게 내버려 두지 말자. 밝은 세상으로 걸어 나올 수 있도록 마음을 끌어당기는 말을 해보자. 너무 힘들거나 위로받고 싶을 때 꼭 듣고 싶은 한마디는? ‘너 괜찮니?’, ‘네 뒤에는 내가 있잖아’, ‘당신이 더 소중해요’, ‘넌 할 수 있잖아’ 등등. 피톤치드가 듬뿍 뿜어져 나오는 말, 솔 향기 가득 머금고 내 코를 시원하게 뚫어주는 말, 그런 말이 필요한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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