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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의 기단, 경주 흥륜사지 금당지 발굴

by 이치저널 2024.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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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주 흥륜사지에서 대형 금당지가 확인되며 신라 건축의 위상과 미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경주 황룡사의 금당과 견줄 만큼의 대형 금당지에 2중 기단과 차양칸이 갖추어진 형태로, 이는 신라 사찰 금당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발굴조사는 흥륜사의 사찰 규모와 구조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내며, 한국 고대 건축의 정교함과 독창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주 흥륜사 금당지 전경

 

이번 발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기단을 가진 금당이 확인되었다는 사실이다. 기단의 높이가 무려 230cm에 이르러 황룡사 중금당의 110cm를 훨씬 웃도는 규모를 자랑한다. 이처럼 높은 기단은 신라의 건축 기술이 얼마나 정교하고 장엄했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확인된 금당지의 구조는 직사각형 형태의 2중 기단으로, 건물 내부와 외부를 둘러싼 내·외진을 갖추고 있다. 특히 금당지 하층 기단에서 차양초석이 발견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 차양칸은 건물 입구나 통로 상부에 햇볕이나 비를 막기 위한 구조로, 경주에서 이와 같은 구조가 확인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 과거 황룡사와 사천왕사 금당을 제외하고는 차양칸을 갖춘 금당이 확인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발굴의 의미가 크다.

 

경주 흥륜사 금당지 기단 전경

 

경주 흥륜사는 ‘신라의 미소’로 유명한 수막새가 출토된 곳으로, 신라 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유서 깊은 사찰이다. 이번 발굴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사용된 금당지의 다양한 변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창건 당시 삼국시대의 금당은 아직 직접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금당지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연화문 수막새와 곱새기와를 통해 그 당시 이미 금당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금당지 북동쪽 모서리에서 발견된 가구식 계단석은 삼국시대 말~통일 신라 초기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8세기 초반부터 12세기 사이에는 넓은 차양칸을 가진 대형 건물로 변모한 사실도 발굴을 통해 밝혀졌다. 이러한 변화는 신라 사찰이 시기에 따라 어떻게 발전하고 변모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경주 흥륜사 금당지내 출토기와

 

금당지 발굴조사 현장은 오는 9월 26일 오전 11시에 공개되며, 별도의 신청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발굴현장은 경주시 사정동 285-6번지에 위치해 있으며, 자세한 문의는 서라벌문화유산연구원(☎054-774-6254)으로 하면 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발굴조사를 계기로 신라 사찰 건축 연구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 조사를 통해 흥륜사지의 유적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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