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의 정문이자 한국 건축사의 걸작으로 꼽히는 돈화문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난다. 국가유산청은 2026년까지 돈화문의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대규모 보수정비 공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사는 단순한 보수 작업을 넘어 국가유산으로서의 돈화문을 미래 세대에 안전하게 전승하기 위한 중대한 사업으로 평가된다.
돈화문은 1412년 태종 때 처음 건립된 후 임진왜란 당시 화재로 소실되었으나, 1608년 광해군 때 재건되어 현재까지 남아 있다. 창덕궁이 조선 후기 법궁으로 기능하며 왕실의 중심지였던 만큼, 돈화문 역시 단순한 출입문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이 문은 현존하는 궁궐 정문 중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6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지난 2014년 특별점검을 통해 돈화문의 구조적 문제점이 처음 발견되었고, 이후 2015년 구조안전진단을 통해 상층부와 하층부에서 균열과 변형이 확인되었다. 주요 목재 부재가 변형되고 기와가 이완되는 등 추가적인 손상이 보고되면서 문화유산위원회와 수리기술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본격적인 보수 작업이 결정되었다.
총 105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공사는 상층부와 하층부를 부분 해체한 뒤, 손상된 목재를 보강하거나 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돈화문의 지붕 구조를 안정화하고 주요 기와를 보수해 외관과 구조적 완성도를 동시에 확보할 계획이다.
공사 기간 동안 관람객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창덕궁 입구는 금호문으로 임시 변경되며, 출구는 금호문 옆 소방문을 이용하게 된다. 또한, 공사 현장이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친환경 디자인 강판으로 제작된 ‘아트펜스’를 설치해 공사 중에도 관람객이 창덕궁의 역사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보수 작업이 단순한 복원을 넘어 국가유산의 장기적 보존과 국민 안전을 동시에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사가 완료되면 돈화문은 한층 안정적이고 정교한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궁궐과 능묘 등 역사적 자산의 보존·정비 사업을 지속하며,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역사문화 환경 조성을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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