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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역사를 품은 건원릉 고석, 그 실물이 드러나다

by 이치저널 2024.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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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원릉의 고석이 긴 시간의 임무를 마치고 전시를 통해 새롭게 조명된다. 2023년 12월 24일부터 경기도 구리시 동구릉 역사문화관에서 열리는 특별 기획전 '건원릉 고석, 오랜 임무를 마치다’'는 조선왕조의 첫 번째 왕릉인 건원릉의 석물 중 하나인 고석(鼓石)을 중심으로 그 역사와 보존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는 자리다. 이번 전시는 고석의 실물을 직접 관람할 수 있는 드문 기회로, 조선왕릉의 건축적,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중요한 행사로 평가된다.

건원릉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무덤으로, 구리 동구릉에 자리 잡고 있다. 왕릉은 단순히 무덤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가지며, 조선왕조의 정치적 권위와 신성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문화재다. 건원릉에는 조선 왕릉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석물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혼유석(魂遊石)과 이를 지탱하는 고석은 왕릉의 구조적·상징적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다.

 

보존처리 및 복원 전의 건원릉 혼유석과 고석
보존처리 및 복원 후의 건원릉 혼유석과 고석

 

혼유석은 직사각형의 석물로 봉분 앞에 놓여 있으며, 무덤 주인의 혼이 이곳을 드나든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는 왕릉의 신성한 영역과 일반 세계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조선의 유교적 예법과 관념을 잘 보여준다. 혼유석을 안정적으로 받치는 고석은 북 모양을 하고 있어 ‘고석(鼓石)’이라 불리며, 네 면에 도깨비 형상인 나어두상(羅魚頭像)이 새겨져 있다. 이 조각은 석물의 기능적 역할뿐만 아니라 조선 왕릉의 섬세한 예술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

2023년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건원릉의 혼유석과 고석 5기에 대한 보존처리를 진행했다. 그중 일부는 시간이 지나며 손상된 상태로 발견되었고, 특히 혼유석을 받치고 있던 고석 중 하나는 일부가 깨져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정확히 언제부터 손상이 시작되었는지는 기록으로 확인할 수 없으나, 이 고석은 조선 초기부터 건원릉 봉분 앞에서 제 역할을 다해왔다. 이번 전시는 그 고석을 실물로 공개하여 관람객들에게 역사적 유산의 가치를 생생히 전달할 예정이다.

 

전시는 두 가지 주요 주제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조선왕릉의 혼유석과 고석’으로, 조선왕릉 석물의 정의와 구조를 그림 자료와 함께 설명하며, 관람객들이 이 석물의 기능과 상징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두 번째는 ‘건원릉 고석, 오랜 임무를 마치다’로, 건원릉 혼유석과 고석의 보존처리 전 과정을 담은 영상을 상영하고, 실물 고석을 전시한다. 이 과정에서 보존처리에 투입된 기술과 노력, 석물의 손상 원인과 복원 방식을 자세히 알릴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으며, 입장료는 무료다. 다만 동구릉에 입장하기 위한 별도의 관람료는 부과된다. 전시가 열리는 동구릉 역사문화관은 겨울철(11-1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여름철(2-10월)에는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관람객들은 동구릉 역사문화관에서 왕릉의 석물뿐만 아니라 조선왕릉이 가진 독창적 가치와 미학적 특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건원릉 고석이 단순한 석물이 아니라 600여 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유산임을 재확인하게 될 것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조선왕릉 석물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이해가 높아지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조선왕릉의 가치를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전시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조선왕조의 첫 장을 연 건원릉. 그 고석은 오늘날까지도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잇는 다리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건원릉 고석이 가진 특별한 이야기를 직접 경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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