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의 찬바람이 채 가시지 않은 제주도 숲속에서 가장 먼저 피어나는 꽃이 있다. 흰 꽃잎 아래 붉은빛이 은은하게 스며든 이 작은 꽃은 ‘초령목(初靈木)’. 목련과 중에서도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나무로, 이른 봄을 알리는 전령사다.
1976년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된 초령목은 당시 개체수가 극히 적어 일본에서 유입된 외래종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제주도와 전남 흑산도 등 일부 섬 지역에서 자생 개체가 확인되면서 우리나라 자생종임이 밝혀졌다. 현재 국내에서는 제주도와 전라남도 일부 섬에서만 자라는 희귀한 식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초령목은 20m까지 자라는 큰키나무로 가지가 많고 잎이 무성하다. 잎은 긴 타원형으로 가죽질이며, 앞면은 은은한 광택이 나고 뒷면은 흰빛이 돈다. 2~3월이면 가지 끝에 향기로운 꽃을 한 송이씩 피우는데, 크기는 약 3cm로 나무 크기에 비해 작은 편이다. 10월에는 골돌과 형태의 열매가 열리며, 익으면 씨를 품고 있던 껍질이 저절로 벌어지면서 땅으로 떨어진다.
흑산도 진리에 자생했던 초령목은 199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나, 2001년 태풍으로 인해 고사하면서 지정이 해제되었다. 현재 초령목은 태풍과 같은 기상 재해, 관상용 무분별 채취, 탐방객의 접근 등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서식지가 극히 한정적이기 때문에 멸종 위기에 더욱 취약하며, 보호와 보존이 시급한 실정이다.
환경부는 2012년부터 초령목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하고 보호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초령목을 허가 없이 포획·채취·훼손하거나 죽이는 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초령목을 비롯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에 대한 정보는 국립생물자원관(nibr.go.kr)과 국립생태원(nie.re.kr)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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