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촬영 : 황봉연 사진작가
파도도가 들이치는 순간, 셔터가 눌렸다. 물안개 낀 새벽 무렵부터 장노출 촬영을 위해 삼각대를 세운 사진가들이 하나둘 모여드는 그곳. 섬과 섬 사이 바다 위에 길게 뻗은 해상관광탐방로는 어느새 사진작가들의 성지로 불리고 있다. 인천 무의도에 위치한 ‘포내어촌체험마을’은 이제 단순한 체험마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자연과 사람, 그리고 렌즈가 어우러지는 서해의 감성 한복판이다.

포내마을은 이름처럼 ‘포구 안쪽의 마을’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실제로 이곳은 무의도 동남쪽 해안에 아늑하게 자리 잡고 있어, 외부의 소란으로부터 한 발 비켜난 듯 고요한 풍경을 자랑한다. 서울을 기준으로 인천대교와 공항고속도로를 지나 약 1시간 내외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무의대교가 개통된 이후 차량 진입이 가능해지면서 더 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이 마을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다양한 어촌체험, 두 번째는 사진가들의 촬영 포인트로서의 가치다. 해가 뜨기 전, 포내마을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삼각대와 카메라를 챙긴 진지한 사진가들이다. 이들이 집중하는 피사체는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 섬의 가장자리를 따라 곡선을 그리며 바다 위를 잇는 이 데크길은 물이 찼을 때 더욱 신비로운 장면을 선사한다. 장노출 촬영을 통해 바다와 하늘이 하나 되는 듯한 부유감을 담아낼 수 있어 인생샷을 남기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로 꼽힌다.

한낮이 되면 풍경의 주인공이 바뀐다. 얕게 깔린 바닷물이 빠지면 하나개 해수욕장 앞에 펼쳐진 갯벌이 모습을 드러낸다. 갯벌은 단순한 체험 장소가 아닌, 살아 있는 생명의 보고다. 아이들은 갯벌에 몸을 담그고 바지락과 동죽, 모시조개를 캐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어른들은 낚싯대를 들고 숭어와 망둥어를 기다린다. 그물망을 미리 설치한 후 밀물과 함께 물고기를 잡는 전통방식인 건강망 체험도 이색적이다.

또한 실내에서는 조개껍데기와 소라껍데기를 활용한 공예체험도 가능하다. 다육식물을 심어 화분을 만들거나, 액자처럼 장식품으로 꾸밀 수도 있다. 손수 만든 기념품은 이곳 여행의 기억을 오래도록 남겨주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포내어촌체험마을은 2023년 해양수산부 어촌마을 체험부문 등급 평가에서 ‘일등 어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마을 중심에 위치한 워케이션센터도 인상적이다. 바다를 마주한 사무공간에서 일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곳은 도심에 지친 이들에게 색다른 힐링 장소가 된다. 노트북을 펼치면 창 너머로 푸른 바다가 펼쳐지고, 잠시 짬을 내 마을을 산책하면 섬 전체를 감싸는 평온한 기운이 몸에 스며든다.
산행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코스도 빠질 수 없다. 호룡곡산은 해발 246m의 낮은 산이지만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압도적이다. 자월도와 승봉도, 인천대교, 송도국제도시까지 한눈에 들어오며, 계절마다 풍경이 달라 매번 새로운 감동을 안긴다.

포내마을은 여행자에게 단순한 휴식만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삶의 속도를 늦추고, 자연과 나 자신을 다시 마주할 수 있다. 수평선 위로 천천히 움직이는 햇살, 갯벌 속의 생명들, 물결 따라 흔들리는 해상 데크와 삼각대를 세운 이들의 집중력까지. 그 모든 것이 이 마을을 특별하게 만든다.
가까이에서 만나는 서해의 진심. 그것이 바로 포내어촌체험마을이다.

'뉴스 > 포토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 위 꽃길 산책, 걷기만 해도 마음이 채워지는 오동도 동백숲 (1) | 2025.04.08 |
---|---|
한 줌 바람에도 춤추는 산속 작은 별, 바람꽃 (0) | 2025.03.25 |
찰나의 순간을 담다, 겨울 갯골이 선사하는 신비로운 풍경 (0) | 2025.03.14 |
서산·무안·고흥·여수 갯벌, 세계유산 등재 신청! (0) | 2025.02.07 |
첸탕강 하구, 드론으로 담은 물결이 그리는 자연의 패턴 (1) | 2025.01.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