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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다시 열린다, 왕실 제례의 정수 ‘종묘대제’

by 이치저널 2025.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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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4일, 종묘 정전이 6년 만에 다시 일반에 공개되며 대한민국 최고의 전통 의례인 ‘종묘대제’가 완전한 모습으로 거행된다. 왕실의 위엄과 유교적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이 의식은 단순한 문화재 관람을 넘어,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와 예술혼을 직접 마주하는 살아 있는 유산이다. 무형과 유형이 만나는 이 상징적 공간에서 펼쳐지는 제향은, 지난 5년간 정성껏 복원된 정전을 배경으로 더욱 장엄하고 진정성 있게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진흥원, 종묘대제봉행위원회와 함께 <2025년 종묘대제>를 5월 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종묘 정전에서 봉행한다. 이번 종묘대제는 2019년 이후 6년 만에 정전 제향이 일반에 공개되는 행사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의 진면목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종묘대제는 국왕이 직접 집례하는 국가 최고 수준의 제례로, 조선시대 예제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과 국조오례의에 따라 구성된 의례는 왕실의 예술, 철학, 정치적 정통성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국조오례의’에서 규정한 오례 중에서도 가장 길한 예(吉禮)에 해당하는 이 제사는, 국가의 번영과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며, 왕과 조상의 혼령이 만나 교감하는 가장 신성한 순간을 상징한다.

 

 

이 제례는 무용, 음악, 의식이 정교하게 맞물려 있으며, 200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되었다. 특히,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지 50주년, 종묘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지 30주년을 맞이하는 2025년, 종묘대제의 의미는 더욱 깊다.

 

제향은 오전 10시 영녕전에서 시작되어, 경복궁 광화문에서 종묘로 이어지는 왕의 어가행렬로 연결된다. 이어 오후 2시부터는 종묘 정전에서 본격적인 제향이 엄숙하게 진행된다. 이번 정전 제향은 선착순 400명 사전 예약과 현장 접수 300명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관람 예약은 4월 18일 오후 2시부터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를 통해 가능하며,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 예약도 제공된다(☎1588-7890).

현장을 찾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제향 장면은 정전과 영녕전에 설치된 대형 화면으로 생중계되며, 국가유산청 유튜브 채널과 ‘궁능TV’ 유튜브를 통해서도 실시간 시청이 가능하다. 제향 이후 관람객들은 자유롭게 정전 신실 내부도 둘러볼 수 있다.

 

 

종묘대제를 더욱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국가유산청은 4월 24일부터 5월 4일까지 ‘종묘주간’을 지정했다. 이 기간 동안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제례 악기를 직접 연주해 볼 수 있는 ‘종묘제례악 체험관’, 조선시대 제사상을 재현한 ‘신실재현 전시관’, 종묘 정전을 색칠된 스크래치 엽서를 통해 그림으로 구현해보는 ‘정전 스크래치 엽서 체험관’은 모두 현장에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이들 체험관과 전시관은 종묘 향대청 인근에서 4월 26일부터 5월 4일까지 운영되며,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또한, 오는 4월 20일에는 2021년부터 임시로 창덕궁 구선원전에 봉안돼 있던 신주를 원래 자리인 종묘 정전으로 다시 옮기는 환안제가 거행된다. 이로써 5년 동안 진행된 종묘 정전의 대규모 수리가 마무리되며, 제향 공간의 신성함과 역사적 정체성도 완전히 복원된다.

 

종묘는 조선왕조의 정신적 중심이며,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제례는 단순한 의식이 아닌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지켜온 선조에 대한 존경, 공동체에 대한 책임, 자연과의 조화라는 철학이 응축된 문화적 총체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종묘대제를 계기로 국내외 관람객에게 인류무형유산의 감동과 전통문화의 깊이를 알리고, 앞으로도 무형유산 향유 기회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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