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는 화재 현장. 불씨의 출처는 놀랍게도 일상에서 늘 손에 들고 다니는 ‘보조배터리’였다. 겉으로 멀쩡해 보였던 배터리는 과충전과 내부 손상으로 인해 결국 폭발했고, 인근의 커튼과 소파로 불이 옮겨붙으며 순식간에 대형 화재로 번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국립소방연구원, 한국소비자원은 4월 17일 공동으로 ‘휴대용 보조배터리 안전 사용 캠페인’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보조배터리의 올바른 사용법을 국민에게 알리고, 증가하는 화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국적인 홍보활동을 추진한다.
휴대용 보조배터리는 스마트폰, 태블릿, 무선 이어폰 등 다양한 IT 기기를 언제 어디서든 충전할 수 있는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편리함 이면에는 치명적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보조배터리는 외부 충격이나 내부 회로 이상, 과충전 등으로 인해 발화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금속성 물질과 함께 보관하거나 고온 환경에 방치할 경우 위험은 더욱 커진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정부와 관련 기관은 ▲충전이 완료되면 즉시 전원 분리 ▲외부 충격에 주의하며 떨어뜨리지 않기 ▲동전·열쇠 등 금속류와 함께 보관하지 않기 ▲정식 KC 인증 제품만 사용하기 등 총 4가지 핵심 안전 수칙을 전국민에게 안내한다.
특히 최근 3년간 발생한 보조배터리 화재 사고 중 상당수가 ‘충전 중 방치’와 ‘무인에서의 고온 노출’로 인한 발화였다는 조사 결과는 소비자의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보조배터리의 외관이 손상됐거나, 충전 중 과열되거나 이상한 냄새가 날 경우 즉시 사용을 중단해야 하며, 저가의 인증되지 않은 제품은 절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국표원과 소비자원은 공동으로 제작한 ‘보조배터리 안전수칙’ 포스터를 전국 소비자 단체와 아파트 관리사무소, SNS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배포할 계획이다. 일반 소비자 외에도 관리 책임이 있는 시설 종사자들에게도 직접 전달함으로써 다중이용시설 내 화재 예방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소방연구원 관계자는 “보조배터리 사고는 예고 없이 발생한다. 사용자의 작은 방심이 큰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무심코 방치한 충전 중 보조배터리가 화재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캠페인은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연중 지속될 예정이다. 특히 여름철 이동량 증가에 따른 보조배터리 사용 급증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항공·철도 등 교통시설에서도 안전수칙 홍보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보조배터리 하나가 화마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충전이 끝나면 뽑고, 떨어뜨리지 말고, 금속류와 분리하고, 반드시 인증 제품을 사용할 것.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생명을 지키는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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