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시민이 마시는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2020년 대구 수돗물 유충 사태의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정수장 위생관리의 취약점이 또다시 현실로 드러났다.
4월 17일 오후, 여주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사실이 환경부 실태점검 중 확인되면서 여주시는 당일 저녁 8시, 수돗물 음용 자제 권고를 담은 긴급 주민 공지를 발표했다. 현재 수돗물 공급은 중단 없이 계속되고 있지만, 시민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유충 발견은 환경부가 3월 말부터 진행 중인 '전국 정수장 위생관리 실태점검' 과정에서 드러났다. 환경부는 평년보다 높은 봄철 기온으로 인한 수질 이상 징후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점검 기간을 3월 31일부터 5월 9일까지로 확대했으며, 이번 여주 사례는 이 점검의 일환으로 밝혀졌다.

기상청은 올해 3~5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4~73%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고, 이는 유충과 같은 생물 활성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수장 관리체계가 이런 기후 변수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사례로 확인된 셈이다.
환경부는 한강유역환경청 및 한강유역수도지원센터와 합동으로 역학조사반을 구성해 유충 발생 원인 파악에 착수했으며, 조속한 수습을 위해 여주시와 함께 다각도의 대응 조치를 즉각 실시 중이다. 대표적 대응책으로는 정수 필터 역세척 주기 단축, 염소 주입 강화, 여과망 추가 설치, 내부 및 외부 청소작업 등이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위생 문제를 넘어, 기후 변화와 위기 대응 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2020년 인천과 대구 등지에서 유사한 유충 사태가 발생한 이후, 환경부는 매년 여름철 전후로 정수장 위생관리 실태점검을 진행해왔지만, 봄철 이상고온 상황까지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허점이 노출됐다.
현재 여주시민들에게는 수돗물 음용 자제가 권고된 상태이며, 병입수 등 대체 수돗물 확보를 위한 공급 방안도 병행되고 있다. 환경부는 이번 사고가 단기 조치에 그치지 않도록 전국 정수장에 대한 위생 점검과 기준 강화 작업을 병행할 방침이다.
정수장 위생관리는 한순간의 방심이 전국적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민감 사안이다. 이번 여주 유충 사태를 계기로 수돗물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 회복과 체계 개편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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