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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산책하기 좋은 도시숲 10선’

by 이치저널 2025.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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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아스팔트를 지나 숲속 그늘로 들어서는 순간, 피부에 닿는 공기부터 달라진다. 푸르른 잎사귀가 머리 위를 덮고, 땅에서 올라오는 습한 흙냄새는 오히려 반갑다. 콘크리트 열기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지금 필요한 건, 거창한 여행이 아니라 집 근처의 시원한 숲길 한 걸음이다.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며 ‘도시 속 피서지’로 떠오르는 곳이 있다. 바로 도시숲. 산림청은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건강하게 걸을 수 있도록 전국에서 ‘산책하기 좋은 도시숲 10선’을 선정해 공개했다. 단순한 산책길이 아닌,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일상 속 쉼을 제공하는 생명의 그늘이다.

도시숲은 단순히 나무가 많은 공간이 아니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수분을 배출해 도시 기온을 낮추는 ‘천연 에어컨’이자, 정서적 안정과 치유의 기능을 가진 생활 기반 시설이다. 특히 한여름, 도시숲 내부는 주변보다 평균 3~7℃ 낮아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이는 2023년 경북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연구에 따르면, 자연 그늘이 인공 구조물의 그늘보다 열 저감 효과가 더 크며, 규모가 클수록 그 효과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도시숲 10선은 지난해 산림청이 선정한 ‘우수 도시숲 50선’ 중에서도 여름철 접근성, 수목 밀집도, 그늘 효과 등을 고려해 엄선됐다.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 거창한 계획 없이도 찾기 쉬운 점이 장점이다.

 

남산공원 도시숲

 

 

서울 강북구의 남산공원 도시숲과 구로구 푸른수목원은 도심 한복판에서 자연을 누릴 수 있는 대표적인 녹지공간이다. 부산 동래구 금강공원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은 지역민들의 생활 속 쉼터로 오래 사랑받아온 장소다. 인천 남동구의 만수산 무장애 도시숲은 휠체어나 유모차 사용자도 편하게 접근할 수 있어 진정한 ‘열린 숲’으로 평가받는다.

 

경기도 평택시의 바람길숲

 

경기도 평택시의 바람길숲은 도시 내 열기 흐름을 조절하도록 설계된 녹지축이며, 전북 전주시의 완산공원 꽃동산은 계절별 수종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어 사계절 모두 산책하기 좋다. 전북 군산의 월명공원, 전남 담양의 죽녹원과 관방제림은 역사와 전통이 어우러진 숲으로, 단순한 산책을 넘어 공간의 이야기를 걷게 한다. 경북 포항의 송도 솔밭 도시숲은 해변과 숲이 맞닿은 독특한 풍경 덕분에 도심 피서지로 인기가 높다.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도시숲은 단지 공원이나 산책로를 넘어선다. 공공이 관리하고 시민이 누리는 녹색 인프라다. 기후변화가 일상화된 지금, 도시숲은 냉방기기가 아닌 자연이 제공하는 해법이며, 동시에 일상의 스트레스를 누그러뜨리는 치유의 공간이다.

열섬 속 도심을 벗어나기 어렵다면, 도심 속 숲으로 들어가면 된다. 가까운 도시숲을 찾는 일은 특별한 준비 없이도 가능한 여름 피서다. 그곳에는 아무 조건 없는 자연의 그늘이, 쉼 없이 지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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