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토리마당/이영하의 소통이야기

푸른창공에서 배운 소통 리더십

by 이치저널 2022. 9. 30.
반응형

 

 

이영하 airyhlee@hanmail.net

 

 

하늘에서는 소통이 아니라 대통이 필요하다
세계 공군에서 가장 대통을 잘하는 팀, 블랙이글스 에어쇼팀

 

 

 

 

 

저는 2300시간의 전투조종사 비행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4일이 모자란 100일을 하늘에서 보냈으며, 33년 반 동안을 하늘과 더불어 살아왔으니, 하늘은 저희 전투조종사들의 일터요 싸움터이기도 하지만 에이스가 되기 위한 꿈을 펼치는 무한한 공간이기도 하고 소통의 리더십을 배우는 소중한 교육장소이기도 합니다.

조종사들은 전투기 내에서 목숨을 걸고 곡예를 합니다. 목숨을 살리고 싶다면 꼭 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무엇인지 아시겠습니까?

바로 소통입니다. 소통을 못 하면 바로 죽음입니다. 그래서 전투조종사들은 소통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 땅에서의 소통이 아닌 푸른 창공에서의 소통입니다. 그러나 ‘푸른 창공에서의 소통’은 쉽지 않습니다.

우선 전투기 비행 소리와 무선 교신음혼신--- 그 보다 나의 목숨도 목숨이지만 편대 원들의 목숨도 지켜야 하는 부담감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하늘에서는 소통이 아니라 대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지 제공 - 박미애 사진작가

 

“블랙이글스, 세계를 제패하라”는 대단히 무거운 국가의 명령에 따라 대한민국 공군 에어쇼팀 블랙이글스가 대통(?)한 일입니다.

블랙이글스는 임무 중 최고속도 1020키로까지 (고속버스는 100킬로로 달리지요. 고속버스의 10배 속도로 눈을 깜박하면--- 휴전선??) 기동하면서 편대장과 편대원 간에 끊임없이 소통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손짓으로 --- 볼 틈도 없습니다. 무선 교신으로 하지요!!

기동 중 대형유지는 1.5미터 간격입니다. 초긴장이지요!! 눈 깜박할 사이에 부딪쳐서 영원히 천국 백성이 될 수 있는 일입니다.(ㅎㅎ)

우리 공군 에어쇼팀은 세계적으로 가장 소통을 잘하는 팀으로 보시면 정확합니다.

 

ⓒ이미지 제공 - 박미애 사진작가

 

블랙이글스 에어쇼팀이 공군 창군 65년 만에 최초로 국제 에어쇼 대회에 참가하였는데, 2012년 6.30일부터 7.15일까지 영국 와딩톤 국제에어쇼, 리아트 에어쇼, 판보로 에어쇼 등에 국산 초음속전투기로 참가하여 세계가 놀라는 소통으로 25개 참가국 공군 가운데 최우수상과 인기상 등 받을 수 있는 모든 상을 석권함으로써 국력을 과시하고 공군을 대내외적으로 홍보하여 항공기 수출증진에도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이러한 일은 목숨을 건 조종사들의 연습과 소통의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소통은 연습이다”를 몸소 실천한 그분들을 위해 박수를 보내드립시다.!! 

 

ⓒ이미지 제공 - 박미애 사진작가

 

다시 한번 놀라운 일은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인 2022년 7월 중순에 다시 영국 세계 에어쇼 대회에 참가하였는데, 이번에도 34개국 38개 팀에서 최우수상, 인기상 등 모든 상을 다시 석권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세계 공군에서 가장 대통을 잘하는 팀이 분명하다는 사실을 확증하게 되었습니다.

 

ⓒ이미지 제공 - 박미애 사진작가

 

저는 공군조종사 생활을 하면서 하늘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며 손바닥 같은 세상에서 아옹다옹하며 소통이 왜 힘들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조종사답게 대통해야겠다는 생각에 대통하는 일이 뭘까를 생각하다가 대통하는 직업이 명강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대통하는 길을 찾다가 이화여대 최고 명강사 특별과정에 입학하였습니다.

주위에서는 대사가 국가기관 자문이나 하지 뭘 그런 과정에 참가하느냐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지만-- 대통하는 사람들은 ‘배우는 길이라면 자세를 낮추고 마음의 문을 엽니다.’

 

ⓒ이미지 제공 - 박미애 사진작가

 

제가 최근 시니어 아마추어 극단인 “날 좀 보소”의 단원이 된 것도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에는 계급장이 필요 없다는 생각, 바로 대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4년 10.26일과 10.27일, 그리고 2015년 1.17일과 1.18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시니어 아마추어 극단 “날 좀 보소”의 야심작“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 출연 배우들과 관객들과의 소통을 통해서 눈물샘을 자극하면서 성공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저도 이 연극을 통해 다른 사람과 소통을 넘어 대통하는 방법을 알았습니다. 전투조종사가 잘하는 것은 남을 배려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일입니다. 연극배우로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도 다른 배우를 배려하는 일 --- 바로 대통의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소통(대통)은 경청입니다. 조종사들은 비행기와도 소통해야 하고, 통제실과 소통을 잘 해야 하며, 동료들 특히 부하들과의 소통도 중요합니다. 자기가 타는 비행기를 애기라고 부릅니다. 애기에 탑승하기 전에 무언의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조종 장갑으로 애기를 다정하게 쓰다듬어 주기도 합니다. 특히, 동료들/부하들과의 소통은 안전한 비행과 훌륭한 전투 조종사가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입니다.

우리의 입은 하나입니다. 하지만 귀는 두 개입니다. 신이 우리에게 듣는 것은 말하기보다 두 배 하라는 뜻이 아닐까요? 그런데-- 우리는 듣기보다 말하기를 두 배 하려니--- 소통이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미국의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소통의 대가, 소통의 달인으로 불립니다.

그녀는 1시간짜리 토크쇼에서 10분 정도만 말한다고 합니다. (비결은 말을 잘하는 것보다 듣는 방법을 터득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리더는 그 누구보다도 소통을 잘해야 합니다.

 

 

소통은 대통입니다.

 

여러분!!! 88년 서울 올림픽을 기억하십니까? 우리나라가 세계에 우뚝 서게 된 디딤돌 역할을 했던 국가 행사였지요?

1981년 독일의 바덴바덴이라는 소도시에서 서울올림픽이 결정되었을 때, 우리나라는 비로소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1988년, 9월 15일, 서울올림픽 박세직 조직위원장의 주관하에 전 준비 과정 참여 요원들의 합동회의가 올림픽 주경기장 회의장에서 열렸습니다. 그 당시 저는 중령으로서 서울올림픽 축하 비행 담당관자격으로 이 회의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일정에 따라 회의는 잘 진행되었고 마지막으로 조직위원장이 여기 모인 여러분들이 서로 소통을 잘하여 국가급 행사의 성공을 보장해야 하므로 사사로운 감정이나 고집을 버려줄 것을 당부하였으며, 잘 협조가 안 되는 분야를 지금 이야기하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손을 들고 그 당시 나름의 고충을 이야기하며 시정을 건의하였습니다.

제가 맡은 임무는 오륜기 게양 시점에 맞춰 석촌호수 상공 10,000피트(3,300미터)에다 비행기 5대로 오륜기를 그리는 것과 성화가 점화되는 시점에 A-37 항공기 5대가 성화대 직상공을 지나가면서 오색연막을 뿌리면서 올림픽을 축하하는 임무였습니다. 제가 세계인들에게 올림픽 축하비행을 정확한 현장 도착시간에 맞추어 보여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올림픽 성화 최종주자와 주 경기장 남문으로부터 입장하여 트랙을 한 바퀴 돌아 성화대 도착 시까지 초 단위로 소요 시간을 점검해야 합니다. 그러나 올림픽 개막식 전에 비밀사항 10가지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최종성화 주자를 알려주지도 않았고, 같이 연습할 기회도 마련해주지 않아서 축하 비행을 제대로 하기가 어렵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박세직 위원장께서 절대적인 지원을 해주신 결과, 전 세계인들에게 성공적인 축하 비행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분야가 참석하여 종합예술을 만드는 작업인지라 소통과 소통이 이어지고 때로는 소통을 뛰어넘는 더 큰 소통을 이루어내야 임무가 성공되고 세계 속의 한국으로 갈 수 있다는 산 본보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올림픽 같은 세계적 행사나 국가급 조직에서는 소통을 뛰어넘는 대통의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국가지도자급 위치에서는 더욱 이러한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지도자라고 생각합니다. 소통을 뛰어넘어서 더 큰 소통을 이루어야 합니다. 소통이 아닌 대통을 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88 서울올림픽을 통해서 우리는 세계에서 주목받는 나라가 되었으며, 60여 년 만에 원조받던 세계에서 제일 가난한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변화한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가 될 수 있었으며, 이는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대통의 리더십이 기초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소통은 연습이다. 소통은 경청이다. 소통은 대통이다.

 

이상 3가지 측면으로 소통의 리더십을 말씀드렸습니다. 소통은 작게는 개인으로부터 기업과 국가에 이르기까지 어디에나 꼭 필요한 명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한 사람과 하는 소통보다 위와 옆과 아래와 동시다발적으로 대범하게 통하는 리더십으로 우리 대한민국을 바꾸어 주십시오!!!

모든 것은 동료를 배려하는 대통하는 일에 목숨을 건다면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이 되는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면서---.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