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의 가치관 변화에 따라 가정에서 부부의 역할이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가사와 육아는 부인이 전담하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이제는 부부가 가사를 함께 돌보는 것은 물론이고 자녀의 양육을 분담하고, 대부분의 사교 모임이나 활동에 부부가 동반하여 참여합니다. 부부가 함께 운동도 하고, 술도 같이 마시며, 주말은 으레 가족이 함께 즐기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바람직한 변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정에서 남편이 아내를 존중하고 아이들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습관은 민주성, 배려, 진정성, 공정성 등의 가치가 체화되는 것이고 나아가 사회로까지 확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그래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이라는 긍정적인 요소를 뛰어넘는 교육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존중받는 아이가 남을 존중할 줄도 알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엄마를 좋아합니다. 그것은 엄마는 유아기부터 배가 고프거나 기저귀를 갈아달라고 우는 아이의 뜻을 잘 헤아려 즉각 반응해주기 때문입니다. 즉 엄마가 아이를 위해 배려하고 희생하니까 아이가 엄마를 좋아하는 것이지요. 만일 그렇지 않다면 아이는 엄마일지라도 부정적인 감정을 가질 수 있지요. 그렇게 자란 아이는 늘 불안해하고 자신감이 없고 학교나 사회에서도 타인과의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학부모들에게 강의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가장 많이 배운다’라는 점입니다. 부모가 자식들로부터 효도 받기를 원한다면 부모가 조부모에게 효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교육 방법이지요.
차원을 달리해서 민주주의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정에서 부모가 민주적으로 양육한 아이는 장차 자라서 각 분야에서 책임 있는 일을 할 때 민주적 가치를 실천하는 주체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 아이’는 단지 ‘우리 가족’의 구성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나아가 역사의 아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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