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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이도연의 시선 따라 떠나는 사계

그리움이 얼마나 사무치면 바위가 되었을까?

by 이치저널 2021.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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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연 doyeonlee3@navet.com

 

 

깊은 침묵으로 서 있는 나도 동해의 풍경이 되었다

 

 

 

동화 속 예쁜 집에서 늦은 점심을 한다.

소꿉장난할 것 같은 정원과 접시꽃이 하늘 향해 방긋하게 몸을 흔들며 바람을 타고 노닐며 꽃들은 저마다의 향기로 정원 가득 피어 있다.

대나무 통 밥에 산나물은 향기롭고 구수한 된장찌개는 별미 중의 별미였으며 산행 후 시원한 탁배기 한 사발은 금상첨화였다.

달고 맛나며 정갈한 음식은 산객의 허기에 행복을 가득 주어 포만감의 망중한을 즐기다 다시 길을 나서 인근에 있는 추암해변을 찾았다.

 

이미지 제공 - 박미애 사진가

 

철길이 동해 바닷가를 길게 지나가며 철길 건너가 바로 추암해변이며 바다가 해변은 은빛 모래로 반짝이며 눈이 부시다.

백사장을 뛰노는 아이의 천진함이 즐겁고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는 젊은 엄마의 눈에는 행복이 가득 고여 있다.

바닷가 옆으로 솟아오른 수십 개의 기암괴석은 저마다의 이름으로 거북이 되고 부부 바위가 되고 코끼리 바위가 되었으며 두꺼비가 되어 동해를 연출하는 풍경이 되어있다.

남녀 간의 아련한 사랑의 전설을 간직한 촛대 바위는 하늘 향해 우뚝 솟아 있으며 누구를 향한 그리움인가 그리움이 얼마나 사무치면 바위가 되었을까? 나도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그리움에 젖어 홀로서 있다.

고운 햇살이 빛나는 바다에 어선들이 밀려오는 파도에 몸을 싣고 이리저리 물살을 가르며 고기를 잡는다.

바다는 평화롭고 고요하며 풍경은 한 폭의 그림으로 멈추어 있고, 해안의 단애 위에 깊은 침묵으로 서 있는 나도 동해의 풍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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