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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색 늦가을 햇살이 대지를 어루만지며
동네어귀 담벼락에 앉아서 졸고 있는 사이
갑자기 소슬바람이 감나무를 스치고 가면
우듬지에 매달린 선홍빛 까치밥이
바르르 떨고 있다.
이제 떠나야 할 때를 예감한
마른 감잎이 손깍지를 풀었는지
땅에 떨어져 요리조리 딩굴며
고샅길을 찾아 나선다.
떠나야 할 때 떠나는 것이
우주의 섭리이고 이치가 아니련가?
늦가을에 떨어져 아려오는 비워냄이 있었기에
새롭게 채우기도 하고
새로운 잉태도 오지 않았는가!!!
요맘때 쯤,
동네앞 산과 들은 아무런 뒤척임이 없다.
오직 잔가지들과 잔풀들이
계절의 순환을 손사래치고 있는지
바삭대는 은은한 소리가 은빛 비늘처럼 보일뿐이다.
시월 하순 어느 주말에
외기러기 짝사랑하듯
건강한 추억을 곱씹고 있다가 보니
앙상함을 가져다주는 갈 바람을 일으키며
빈 손들고 하늘의 품에 푸욱 안겨버린
늦가을 세상풍경을 더 없이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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