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의 물망초
에피소드 1
71세의 김 할머니는 단칸방에 홀로 사시는 독거노인이다. 기초수급대상자이신 할머니는 젊었을 때 요리를 잘해서 치매 진단을 받은 후에도 간단한 요리를 직접 하신다.
차츰 치매가 진행되면서 된장국 맛을 내는 것을 잊어버려 어쩌다 방문하는 가족들이 맛을 보곤 "엄마 이젠 요리하지 마세요. 맛이 예전 같지 않아요"라고 조금은 퉁명스러운 말을 한다. 아마도 김 할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기는 해도 속에서는 자존심과 우울감이 있었을 것이다.
에피소드 2
70대 노부부 이야기이다.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옷을 입히며 "병원에 곧 갈 것이니 벗으면 안 돼요"라고 주의를 드렸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잠시 설거지 하는 동안에 병원에 간다고 나가셔서 길을 잃어버렸다.
에피소드 3
치매 어르신이 가족과 함께 산책하는 중에 반대편 이웃 사람이 보고 "안녕하세요 어르신" 하며 큰소리로 인사를 하자 치매 어르신이 갑자기 길을 건너려다 사고를 당할 뻔하였다.
에피소드의 1, 2, 3은 요양원이나 가정 내에서나 흔히 가족이나 심지어는 돌보미까지 자주 경험하고 또 은연중, 무심코 하게 되는 실수들이다.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무엇을 느끼셨는지?
'아~ 그럴 수 있어. 참 답답하네! 치매환자는 케어하기 힘들다'고 생각하며 답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에피소드에 대한 대처 방안은 여러분 스스로 한번 생각해보기 바란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치매환자의 연기 중에 제일 많이 보는 장면이 밥을 다먹고나서 또 딸이나 며느리에게 밥 줘 배고파하는 장면이고 더 나아가서는 자신을 자꾸 굶긴다고 하는 장면이다. 그리고 딸이나 며느리는 "어머니 방금 드셨잖아요" 하는 말이다.
위의 3가지 에피소드가 생길 경우 치매환자를 돌볼 때 말과 행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하며, 시설에서는 치매환자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에는 가정이라는 환경이 바탕에 깔려있어야 한다.
그리고 필자가 늘 기억하라고 강조했던 말, "치매환자의 기억엔 잊지 못하는 '기억이 꼭 하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치매환자는 환자이지만 환자로 바라보지 말고 케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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