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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송란교의 행복사냥

사용할수록, 나눌수록, 베풀수록 계속 늘어나는 것

by 이치저널 2024.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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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마을을 찾아가다 보면 마을 입구에 그 마을을 상징하는 조형물과 홍보하는 문구가 새겨진 푯말을 자주 보게 된다. 역사가 오래된 마을일수록 그 입구에는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수호신 기둥이 세워져 있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그 수호신이 자신과 마을을 안전하게 잘 지켜주리라 굳게 믿는다. 마을 사람들이 그런 마음으로 수호신을 세우고 그런 믿음으로 수호신을 바라보기 때문에 마을에 평화가 유지되고 안전이 지켜지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이런 상징물이나 수호신 등은 마을공동체를 위해 준비된 사회적 공공재라 할 수 있다. 그 기둥에 예쁜 말, 예쁜 미소가 새겨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예쁜 말 예쁜 미소는 사회적 공공재라 할 수 있을까? 왕비의 햇살 같은 예쁜 미소를 졸졸 흘리고 다니면 주변이 환해진다. 노랑나비들이 줄을 잇는다. 기분이 좋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쓰레기 같은 말을 흘리고 다니면 주변이 온통 쓰레기 더미만 쌓이게 된다. 똥파리들이 모여 군무(群舞)를 춘다. 그 쓰레기를 치우려는 생각보다 신속하게 그 자리를 벗어나고자 한다.

 

 

예쁜 말을 하고 다니면 주변 사람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모인다. 마음이 편안하니 표정도 환하다. 보름달을 안고 있는 것처럼 여유롭다. 나쁜 말 저질스러운 말을 흘리고 다니면 듣는 사람들은 마음이 불편하다고 모두 떠난다. 그런 말을 듣는 순간 얼굴이 찡그려진다. 찌그러진 양푼 냄비 옆구리처럼 볼품이 없다. 콩을 삶아 메주를 다듬다 모양이 볼품 있게 안 나오면 허물고 새로이 다독거리면 된다지만 엎어진 물, 쏟아낸 말들이야 달리 수습할 길이 없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예쁜 말이나 예쁜 미소는 다르다. 절망을 희망으로 악마를 천사로 만들 수 있는 예쁜 말은 주워 담을 필요가 전혀 없다. 이런 것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사회적 공공재가 아닌가?

 

지친 영혼의 편한 쉼터가 되어주는 것은 바로 예쁜 미소다. ‘공공의 선()’이라고 하면 더 어울리는 말일까? 이웃 사람들에게 선한 복을 나누어줄 수 있는 예쁜 말 예쁜 미소를 많이 흘리고 다닐수록 우리 사회는 더 환해진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나면 거리도 밝아진다. 그래서 예쁜 말 예쁜 미소는 밝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공공재(公共財)라 함은 모든 사람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화 또는 서비스를 말한다. 시장의 가격 원리가 적용될 수 없고 그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도 재화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비배제성을 지니고 있다. 일반적인 재화나 서비스는 사람들이 이것을 소비하면 다른 사람이 소비할 기회를 줄여 사람들 사이의 경합관계에 놓이게 되지만 공공재는 사람들이 소비를 위해 서로 경합할 필요가 없는 비경쟁성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공공재의 비배제성에 따라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사람도 공공재의 이익을 누릴 수 있으므로, 이른바 공짜 승객(free rider)’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예쁜 말 예쁜 미소는 모든 사람에게 공짜다. 품절이 없다.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필요한 대로 나눌 수 있다. 그러니 공짜승객의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베풀려는 선한 마음을 서로 경쟁하듯 나누면 되는 것이다. 승자와 패자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더 많이 베풀었는가의 문제일 뿐, 오직 기쁨만이 존재한다. 그러니 경쟁을 하지만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나무가 아무리 크더라도 한 그루만으로 온 천지를 뒤덮을 수 없다.

 

하지만 예쁜 말 예쁜 미소는 한 조각의 불빛으로도 온 누리를 밝고 환하게 밝힐 수 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고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과 교류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만날 때마다 예쁜 말 예쁜 미소는 끊임없이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킬 수 있게 된다.

 

두 살배기 어린아이가 싱글벙글 웃고 있는 사진을 보면서 자신의 얼굴을 찍어보자. 화난 사람처럼 잔뜩 찡그린 표정을 짓고 있는 다 큰 어른들의 사진을 보면서 찍어보자. 그리고 그 사진을 비교해보자. 같은 내 얼굴인데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 하지만 분명 큰 차이가 난다. 웃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웃게 되고 찡그린 표정을 보면 나도 몰래 찡그리게 된다. 믿지 못하겠거든 지금 즉시 실험해보자.

겉으로 웃는 표정을 짓고 있으나 마음속에 찡그림이 있다면 그 웃는 모습이 어찌 자연스러울 수 있겠는가? 마음속에서 어떤 생각을 떠올릴 때마다 우리 얼굴에는 아주 미세하지만 분명하게 그에 대한 반응이 나타난다. 예쁜 생각에는 예쁜 미소가 피어난다. 아름다운 상상에는 행복한 표정이 드러난다. Lester Thorow 아름다운 성품은 어떤 평범한 얼굴이라도 아름다운 광채로 빛나게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시인 헨리는 내 운명의 주인은 나다. 나는 내 영혼을 지배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내 마음을 지배할 수 있는 내 운명의 주인은 바로 나다. 내가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어떤 상상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내 모습이 달라진다. 생각하는 대로, 말 한대로 내 인생은 바뀌게 된다.

 

사람들이 모이면 말이 많아진다. 말이 많으면 신경 쓸 일도 많아진다. 말을 많이 하면 배가 고프다. 말을 많이 들어도 배가 고픈 건 매한가지이다. 듣고 싶지 않은 불편한 말을 듣게 되면 신경이 곤두서고, 그 말은 곧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생각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한다. 배고픈 것으로 끝나면 좋은데, 나쁘게 들리는 말은 나쁜 생각을 자극하고 그 생각은 나쁜 감정을 유발한다. 그래서 마음을 더 쓰게 만든다. 그러니 다른 사람이 듣고 싶어 하는 예쁜 말을 해야 한다.

 

고약한 입 냄새보다 코털을 번쩍 일으켜 세우는 향기가 나면 더 낫지 않겠는가. 예쁜 말로 타인의 얼굴에 예쁜 미소를 피어나게 한다면, 그 미소에 다른 사람들도 쉬어가려 할 것이다. 말이란 우리 마음속에 심어놓은 축복의 씨앗이다. 우리는 이 축복의 씨앗을 적극적으로 잘 관리할 책임이 있다. 자신의 '마음 밭'을 잘 가꾸어서 한 톨이라도 수확하고 싶다면 예쁜 말을 해야 한다.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내가 하는 말로 나를 이루어 가는 것이 나의 인생이 되는 것이다.

저는 예쁜 말 예쁜 미소 예쁜 인생이란 책에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이룰 수 있는 것으로 따뜻한 말 한마디’, ‘해맑은 미소’, ‘아낌없는 사랑’, ‘범사에 감사’, ‘다름의 인정’, ‘숨은 배려’, ‘재능기부 봉사 등을 강조했었다. 이것들은  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할 때 더욱 큰 가치를 발휘한다.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나누면 나눌수록, 베풀면 베풀수록 줄지 않고 계속 늘어나는 것이니 오병이어의 기적을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예쁜 말 예쁜 미소는 나를 포함한 다른 모든 사람에게 행복 호르몬을 분비시키고 면역강화제를 나누어준다. ‘예쁜 말 예쁜 미소로 세상을 환하게 이웃을 편하게라는 문구가 누군가의 선거공약에 나오면 좋겠다. 온 세상을 향해 널리 외쳐지면 좋겠다.

어느 초등학교 선생님이 말썽만 피우는 학생을 모범생으로 만들기 위해 1년 동안 모범생 ㅇㅇㅇ 하고 불렀더니 정말 모범생이 되었다는 체험수기를 읽은 적이 있었다. 말은 들리는 대로 행하고, 말한 대로 이룬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큰맘 먹고 장만한 물건을 보고 '이건 너무 싸구려 같아.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거잖아.'라고 말하면 한 대 쥐어박고 싶어진다. 내가 하는 말이 곧 내 얼굴이다. 그 말이 곧 다른 사람이 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내가 내뱉은 말 덕분에 다른 사람들이 상처를 받는다면 그 사람에게 큰 빚을 지게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용기를 갖게 된다면 그 사람에게 큰 사랑을 베푼 것이다. 모두 내가 한 말의 결과물인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만나고 난 후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 ‘사귀고 싶지 않은 사람’ 1순위에 올려놓으면 기분 좋을 리 없다. ‘저 나이 먹도록 말을 그렇게밖에 못하냐는 소릴 듣고 싶지 않거든 예쁜 말 예쁜 미소를 자주 흘려야 한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줄을 설 것이다. 돈지갑 열어서 타인의 마음을 사는 것보다야 훨씬 낫지 않겠는가.

사랑의 기억은 돌에 새기듯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하자. 신세를 지거든 기름종이에 치부책(置簿册) 정리하듯 꼼꼼하게 기록하자. 미움의 기억은 바람 타고 떠나가는 구름에 맡기고, 깨끗이 잊어버리자. 예쁜 말 예쁜 미소가 다른 사람에게 큰 사랑으로 기억된다면, 우리 사회는 더 따뜻해질 것이고, 웃음이 넘치는 세상이 될 것이고, 우리 모두 행복하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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