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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시와 사진이 만나

그대는 늙어 보았는가

by 이치저널 2022.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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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애 기자twindaol2@hanmail.net

글 : 양경숙

사진 : 박미애

ⓒ박미애

 

젊은 시절엔 노인은

처음부터 노인인 줄 알았다

시대 뒤떨어져 말도 통하지 않고

고집불통인 줄 알았다

늙어보니

마음은 늙는 것이 아니고

푸른 바탕에 붉은 심장으로 펄떡이더라

늙으니 좋은 것도 많아

도저히 이해 못 해 뒤척인 밤들이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

눈길 마음 길 잡으러 애쓰던 사랑도

그것만이 사랑이 아님을 알고

멀리 두고 사랑하는 여유도 있더라

남을 위해 헌신한 날들로

젊음을 보냈지만 이젠 왜 고통스러웠는지 알겠더라

준 만큼 받으려고 했고

담쟁이처럼 기어올라 성취욕을 즐겼지만

다 부질없음을 알겠더라

늙어보니 아주 작고

당연 한 것에 감사하게 되고

행복이 무엇인 줄 알겠더라

새벽이 오면

그 한 날을 산다는 것

어둠이 내리면 조용히 나를 관조하는 것

그런 소소한 일상이 행복이란 걸

늙어보니 알겠더라

그래서 나는

마음이 여유로운 지금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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