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시대 대표적인 석탑이자 문화유산으로 손꼽히는 지광국사탑이 무려 113년 만에 고향 원주 법천사지로 돌아왔다. 일제강점기 강제로 반출된 이후 서울과 일본을 떠돌다 다시 원래 자리로 복귀하기까지의 긴 여정을 마친 것이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원주시와 함께 오는 11월 12일 복원된 지광국사탑 앞에서 복귀 기념식을 진행한다.
지광국사탑은 고려 승려 지광국사 해린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높이 5.39m, 무게 39.4톤의 화려한 석탑으로, 탑의 화려한 장식과 독특한 조각은 한국 석조 문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원래 자리였던 강원도 원주 부론면 법천사지에 놓인 이 탑은 1911년 일제강점기 당시 서울로 반출되어 명동과 일본 오사카를 거쳐 경복궁 경내로 옮겨졌다. 이후 여러 차례 손상을 입어 보존이 필요해지자 2016년 국립문화유산연구원으로 이동, 세부 부재 29점을 분리하여 약 5년간 보존처리를 받았다. 최종적으로 복원 부재를 모두 원주로 이동한 것은 지난 8월로,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고향에 안착한 것이다.
이번 복원 과정은 과학적 보존처리 기술과 전통 기술의 결합을 통한 작업으로 진행되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과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복원 위치인 원주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에 면진대를 설치해 높이 5m가 넘는 석탑이 지진 진도 7의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하였으며, 레이저 세척법 등 최신 기술을 동원해 손상된 부재를 보강했다. 동시에 전통 기술을 보유한 장인들이 직접 참여하여 석탑 본연의 모습을 되살려냈다.
지광국사탑은 단순한 복원을 넘어 해외 반출된 문화유산의 원래 자리를 되찾은 상징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의 연구와 전통 장인들의 협업을 통해 복원된 이 탑은 앞으로도 강원특별자치도와 원주시를 대표하는 국가유산이자 관광자원으로 그 가치를 이어갈 전망이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복원 과정과 성과를 기록한 보고서를 매해 발간해왔으며, 최종 보고서는 내년에 발간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복원을 계기로 지자체와의 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향후 문화유산 보호 및 복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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