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연doyeonlee3@navet.com
초록의 봄이 춘삼월의 봄바람을 타고 밀려옵니다. 남도에서 불어오는 매화의 향기가 산허리를 감돌아 하루가 다르게 경쟁하듯 들녘에 꽃 소식을 전하며 계절의 변화와 봄들의 향연을 펼칩니다.
들판의 봄은 서로를 위안하며 겨울 속의 긴 잠에서 깨어난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듯 생명력을 느끼며 대지 위에서 새로운 창조물로 깨어납니다. 수확이 끝나고 겨우내 버려져 있던 동토의 땅에 새로운 세상이 움트는 경이로움 앞에 눈물이 납니다.
가녀리고 어린 새싹이 눈 속에서 떨고 있다 질긴 생명력으로 생명의 존엄을 들어내는 엷은 노랑 복수초처럼 우리는 살아 있으매 감사하며 자신의 본분을 다하고 살아야 합니다.
들풀도 나무도 자연의 흐름에 따라 낙엽이 떨어지고 잎을 피워내고 열매를 맺어 씨앗을 잉태합니다. 사람도 살아가면서 저마다의 위치에서 주변과 호흡하며 적응하고 모두의 섭리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순리라고 합니다.
순리를 역행하는 삶은 결코 행복할 수 없습니다. 최고가 되고 일등을 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올라선 일등과 잘남의 의미는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일등의 가치는 이등이 있고 꼴등이 있기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들과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존재감이 생기는 것입니다.
나보다 못하다고 비난하고 나보다 가진 것이 없다고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누군가도 나에게 똑같은 무시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볼지 모릅니다. 잘났거나 못났거나 공존의 울타리 안에 함께 있을 때 부족함으로 넉넉함의 가치가 빛나는 것입니다.
바다의 진정한 가치는 수많은 강물이 모여 이룬 것이고 수많은 물줄기를 하나로 포용하면서 바다는 만들어진 것입니다. 상대를 진심으로 존중하고 모든 사물을 긍정의 눈으로 바라볼 줄 아는 마음과 모두가 함께 공존하는 세상의 지혜를 품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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