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근대기 도량형 '되'와 부산 범어사의 괘불도,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by 이치저널 2024. 12. 30.
728x90
 
 

국가유산청이 1905년 제작된 근대기 유물 두 점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했다. 이번 등록 예고 대상은 ‘국가표준 도량형 유물(7합5작 가로긴 목제 되)’과 ‘부산 범어사 괘불도 및 괘불함’이다. 두 유물은 근대기의 생활사와 예술적, 제도적 변화 과정을 생생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먼저 ‘가로긴 목제 되’는 당시 도량형 운영 체계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다. 1902년 평식원에서 제정된 도량형 규칙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1905년 농상공부 평식과의 도량형법에 따라 제작된 칠합오작(七合五勺, 약 1,350㎤)의 부피 기준 도량형기로, 당시 농업과 상업에서 표준화된 기준으로 활용되었다.

이 목제 되의 표면에는 공인기관의 검정을 증명하는 ‘평(平)’자가 화인(火印)으로 찍혀 있어 공공성을 갖춘 국가 표준 도량형기임을 입증한다. 이는 2006년과 2013년에 이미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국가기술표준원 계량박물관 소장 ‘국가표준 도량형 유물’과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며, 같은 체계 아래 관리되었던 유물로 확인된다.

범어사의 괘불도는 길이 10.8미터, 폭 6.1미터의 대형 불화로, 근대기를 대표하는 수화승 금호약효를 포함한 16명의 화승이 제작했다. 괘불도는 대한광무 9년(1905년)에 조성되었음을 명확히 기록한 화기를 하단에 갖추고 있으며, 전통적인 불화 도상과 함께 현대적 음영 기법이 조화롭게 적용되어 20세기 초의 예술적 특징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 괘불도는 범어사 야외 법회에서 신도들과 불자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는 상징물로 기능하며, 불교 예술과 신앙의 중요한 한 단면을 보여준다.

 

 

 

괘불도와 함께 등록 예고된 괘불함은 괘불도를 보관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괘불도와 동일한 금속 문양 장식과 시대적 조화를 이루고 있다. 괘불함은 길이 6.31미터, 높이 63센티미터, 폭 72.8센티미터로, 대형 괘불도를 안전하게 보관하며 행사 시 꺼내어 사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괘불도와 괘불함은 당시 범어사의 종교적, 문화적 삶을 재조명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유물들의 등록 예고를 통해 근대 문화유산의 가치와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보존과 활용을 위한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후 근현대문화유산분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등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러한 과정은 근대기의 역사와 문화를 재발견하고 후대에 전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다.

이번 등록 예고를 계기로 근대기의 유산들이 가지는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기를 기대하며, 범어사 괘불도와 목제 되가 현대와 역사를 잇는 다리가 되기를 바란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