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세대를 포함한 기성세대는 자랑할 게 많습니다.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시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냈습니다.
한편 기성세대는 부끄럽습니다. 빈부격차가 가장 심한 나라에 속해있고, 출생률은 세계 최하위이며, 자살률은 최고 수준, 행복지수는 최저 수준입니다. 무엇보다도 정부와 국민 간에, 이념이 다른 ‘보수’와 ‘진보’ 세력 간에 불신이 팽배합니다. 따라서 사회적 자본이 아주 빈약한 사회이지요. 부끄러운 우리의 모습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성세대는 40대에서 60대 후반까지를 말합니다. 그런데 그 전 세대인 은퇴세대가 아직 일을 하고 있는 기성세대에게 충고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시대는 변하고 있다.”라는 것이지요. 지금의 MZ세대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려면, 시대가 변한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좋은 시가 있습니다. 대중가수로서 노벨 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은 일찍이 <시대는 변하고 있다>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그 가사는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인정하라. 그대 주위의 물이 차올랐다는 것을, 헤엄치기 시작하는 게 좋을 것이다. 아니면 돌처럼 가라앉게 되리니··· 수레바퀴는 아직 돌고 있으므로 누가 어떻게 명명될지는 말할 수 없지. 오늘의 패자가 내일의 승자일 테니··· 입구를 막아서지 말고 홀을 봉쇄하지 마라··· 당신들의 오래된 길은 급격히 낡아가는 중. 그러니 손 내밀지 않을 것이라면 부디 새 길에서 비켜서 주시길··· 지금 맨 앞인 자가 훗날 맨 끝인 자가 되리니” 이런 시를 쓰면서 매연마다 “시대는 변하고 있으므로”라는 설명을 붙였습니다.
신형철 문학평론가는 밥 딜런의 이 시를 해설하면서, “정치인들에게는 민의에 귀를 기울이되, 행여 그것을 왜곡할 생각은 마라.”라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특히 “입구를 막아선” 대목은 1963년 6월 11일 앨라배마 주립대학에서 최초로 입학을 시도한 흑인 학생의 등교를 직접 막아선 당시 앨라배마 주지사 조지 윌리스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저는 이 시에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시대는 변하고 있으므로’, “지금 맨 앞인 자가 훗날 맨 끝인 자가 되리라” 또는 “오늘의 패자가 내일의 승자일 테니”라는 대목에 유의하여, 선두에 선 모든 사람이나 승리를 도취한 사람들은 이 대목을 항상 명심하라는 주문을 하고 싶습니다. 시대와 세상은 변하니까요.

'스토리마당 > 염홍철의 아침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는 제2의 자아 (7) | 2024.10.15 |
---|---|
40대 이상이면, 더 이상의 인맥이나 친분이 필요하지 않다 (1) | 2024.10.02 |
화가 치밀면 거울에 자기 얼굴을 비춰보라 (3) | 2024.07.23 |
사랑은 내가 할 테니 너는 나를 사용하렴 (0) | 2024.05.28 |
적당히 마셔라 (0) | 2024.05.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