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으로 볼 것인가? 사람으로 볼 것인가?
알츠하이머와 혈관성으로 대표되는 치매, 뇌의 기능으로 상실로 잃게 되는 기억의 상실은 떼어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기억상실이 치매일 수는 없지만, 치매는 기억상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치매나 기억상실이나 모두 여러 가지의 원인으로 나타나는 것이지만 그 원인은 말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원인보다 중요한 것은 치매나 기억상실 된 현재의 상태와 질병이 아닌 질병에 걸린 '사람의 상태'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질병으로 바라보는 것과 질병에 이미 걸린 사람을 바라보는 것과는 엄연히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19라는 질병을 보는 것과 코로나 19에 확진되거나 사망한 사람을 보는 것과는 코로나 19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는 것과 같다.
질병을 질병으로만 보면 '아 왜? 이런 일이'라고 혹시 불평할 수도 있지만 질병에 걸린 사람으로 보면서 그 질병을 대하게 되면 '왜? 아니라 그 질병을 퇴치할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하게 되어 퇴치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그러기에 백신을 연구하고 질병 퇴치를 위하여 신약을 개발하는 사명감 있는 사람들이 있지 아니한가. 우리는 이제 치매가 아니라 치매환자, 기억상실이 아니라 기억상실 된 환자를 생각하며 이러한 관점에서 치매와 기억상실을 생각하고 바라보아야겠다.
바라보는 시각, 관점을 바꾸라는 것은 치매환자나 기억상실 된 환자가 원인과 관계없이 '이들이 정말로 기억이 온전히 백지화일까' 하는 생각으로 바라보는 관점으로 보라는 것이다. 어떤 사고로 인해서 뇌를 다쳐서 뇌의 기능이 마비된 상태도 중요하겠지만 기억하지 못하고 병상에 누워있는 것보다 이 환자가 정말 기억하지 못할까? 하는 의문의 관점에서 생각하면 안타깝고 힘든 여정의 생활이 기억상실 된 환자의 남아있는 기억을 생각하면서 환자를 위해서 무엇인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치매환자도 똑같은 의미이다. 치매라는 질병 자체만 바라보면 때로는 막막한 현실에 한숨도 나오겠지만 치매환자의 기억을 생각하면 치매환자가 바라는 것을 해줄 수 있고 함께 공존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치료사는 치료사대로, 가족은 가족대로, 도우미는 도우미대로…)
생각하는 시각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서 두 환자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기에 이러한 시각과 관점을 바꾸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 (필자는 매우 중요하게 느끼지만)
#별책1 - 치매와 기억력 비교분석
1. 기억력의 저하, 망상, 불안, 환각, 언어이해력 저하
2. 반복 행동이나 질문, 신체적으로나 언어적으로의 난폭한 행동
3. 우울증, 성격 변화, 배회 및 가출, 물건 수집
4. 무감동, 말하는 도중 말하려는 단어찾기 곤란
5. 최근사건, 대화 등 새로운 정보 저장의 어려움
(*.위의 증상들과 치매와 기억력과 비교ㆍ분석하여 어떤 공통점과 차이가 있는지 발견하고 그에 따른 대처에 대한 방안들을 스스로 작성해 보기 바란다. 이 방안체크리스트는 꼭 치료자가 아닌 가족도 작성하여 환자와 함께 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별책2 - 주관적 기억 감퇴에 대한 설문
1.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가
2. 10년 전에 비해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보는가
3. 동년의 사람에 비해 기억이 나쁘다고 생각하는가
4. 기억감퇴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는가
5. 최근 일을 기억하는것을 어려움을 느끼는가
6. 며칠 전 나눈 대화내용을 기억하기 어려운가
7. 친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어려운가
8. 물건 둔 곳을기억하기 어려운가
9. 이전에 비해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가
10. 집 근처에서 길을 잃어버린 적이 있는가
11. 사려고 하는 물건을 두ㆍ세 가지 이름을 기억하기 어려운가
12. 가스불이나 전깃불 끄는 것을 기억하기 어려운가
13. 자주 사용하는 전화번호나 자기 집이나 자녀의 집을 기억하기 어려운가
14. 며칠 전 나눈 약속을 기억하기 어려운가
☞ *.설문에 6개 이상 "네"로 응답했다면 전문의의 진료 상담을 권한다. (위 설문은 국립정신건강센터 안내 팜플렛에 기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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