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이 녹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단순한 기온 상승 때문만이 아니다. 대서양에서 밀려온 따뜻한 바닷물이 북극해 깊숙이 스며들며 해빙을 녹이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대서양화(Atlantification)’가 서북극해까지 확장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단순한 해양 변화가 아니라, 북극 생태계를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발견이다.
대서양화는 따뜻하고 짠 대서양의 해수가 북극해로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북극해의 수온과 염분을 증가시키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현상이 강화되면 해저에 머물던 고온·고염의 바닷물이 점차 상층으로 떠오르게 되는데, 표층까지 도달할 경우 해빙을 직접적으로 녹이는 역할을 한다.

극지연구소 연구팀(조경호·정진영·양은진 박사)은 미국 알래스카 대학교와 공동으로 2017년부터 7년간 서북극해 동시베리아해에서 장기계류관측을 수행해왔다. 연구 결과, 대서양화의 영향을 받은 고온·고염 바닷물층 상단이 지난 20년 동안 무려 90m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서양화가 단순한 해양 현상이 아니라, 북극해의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서양화가 서북극해까지 확장된 것은 단순한 기후변화 문제가 아니다. 해양 생태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대서양화가 북극해 표층으로 영양염을 운반하면서 해양 생물군의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영양염이 증가하면 식물플랑크톤과 해빙 미세조류 등의 번성을 촉진할 수 있지만, 동시에 생태계 균형이 무너질 위험도 존재한다.
기존 연구에서는 북극해의 대서양화가 주로 동부 북극해(유럽과 가까운 지역)에서 관찰됐지만, 이번 연구는 태평양과 맞닿은 서북극해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진행되고 있음을 최초로 입증한 사례다. 대서양화가 북극해 전역으로 확산될 경우, 해빙 감소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이는 해양생태계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 기후 변화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의 ‘극지 해양환경 및 해저조사’ 연구개발(R&D)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세계적 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지난 2월 게재됐다. 연구를 주도한 극지연구소 조경호 박사는 “대서양화가 북극의 반대편까지 확장됐다는 사실은 북극 환경 변화가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북극은 더 이상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대서양화로 인한 해빙 감소는 전 세계 해수면 상승을 가속화하고, 기후 패턴에 영향을 미쳐 폭염·한파 등 극단적 기상이변을 초래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북극 변화에 대한 경고이자,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연구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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