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평화, 사랑, 희망이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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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안천에 가면 자유가 있다.
일요일 경안천에 가면
산책로 주변에 장애물이 없어
높은 하늘이 끝없이 다가온다.
따스한 햇살이
조용히 흐르는 수면위에 밝게 비치면
그 위는 온통
야생 오리들의 자유로운 놀이터가 된다.
경안천에 가면 평화가 있다.
할아버지 뒤를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말없이 따라가는 할머니의 얼굴에서
우리는 노부부의 평화를 보게 된다.
가던 길을 멈추게 하는
분대 규모 오리 떼의 편대비행이나
고니 부부의 가족 사랑과
애교스런 자태에서
우리는 잔잔히 전해오는
물새 마음 생태수로의
평화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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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안천에 가면 사랑이 있다.
암까치가 짝을 찾는 깍깍 소리에
어느덧
수놈이 소리도 없이
발가벗은 나뭇가지 사이 둥지로 날아든다.
오작교의 전설을 담고 있는
애잔한 까치 소리에
경안천 수변 지역에
사랑이 흠뻑 묻어 나온다.
어느새 파란 하늘에 비행운이 그려지고 있다.
선남선녀들을 가득 채운
외항선 여객기가 사랑을 싣고
하늘길을 달린다.
크리스마스를 뒤로 하고 사랑의 도피처를 찾아
떠나가는 이들의
설렘이 마냥 부러워진다.
경안천에 가면 희망이 꽃피고 있다.
청석공원에 크리스마스트리가
뭇사람들의 성탄을 축하하고 있다.
어느 나라인지 알 수 없는 이방인들이
트리의 주인공이 되어
새해 희망을 찍어 보내려는가 보다.
성탄절이 지나 해가 바뀌고, 새봄이 오면
경안천 수변 지역에서는
차가운 북서풍에 마냥 떨고 있는
앙상한 나뭇가지에서도,
매서운 칼바람에도 하늘하늘 고개를 숙인 채
찬 바람을 피하면서
석양과 어우러져 한 폭의 파스텔화처럼
장관을 이루고 있는 갈대밭에서도
보숭보숭한 새싹과 새순이 돋아나 올 거라는
희망이 숨 쉬고 있음을 본다.
경안천에 가면
소름 끼치는 추위 속에서도
겨울 땅을 뚫고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될
희망이 꽃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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