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섭
강화도를 무척 사랑 한 나는 시장 한가운데, 40년 단골 한식집이 있다. 직행버스를 타고 서너 시간 달리면 시장 부근 터미널에 내려 한 상 차려진 한식을 먹는다. 스무 가지 정도 반찬과 비지장은 감동이다! 순두부는 그냥 마셔버린다.
20대 서울 생활이 얼마나 허기지던지, 어머니 품을 그리듯, 긴 버스 길도 힘들지 않았다. 어느새 40년이 지났다! 아직도 난 강화도 근처를 헤맨다. 그 옛날 한식집 할멈은 없지만 그리운 시장 바닥을 찾는다.
인근 섬에 다리가 놓이고 다시 옛 시장이 형성돼간다. 종일 돌았다! 가래떡, 순댓국, 잔치국수, 인절미, 파전….수많은 먹거리 강화도의 토질이 농산물을 잘 자라게 만든다. 대표 순무김치는 가져가기만 하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교동의 허술한 시장은 이제 온기가 돈다 실향민들의 한이 맺힌 장소다. 어른들의 모습이 처량하다! 바다 건너편 저쪽이 고향인데 수십 년간 못 가니 울화통이 치민다. 전쟁으로 돌아가지 못한 어르신들이 통일되면 즉시 가려고 이곳에서 터를 잡고 세월을 보냈다.
난 자주 이곳을 찾는다. 산다는 건 관심이다!. 교동 다리를 건너다보면 혹시나 오늘 못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두 평짜리 상가들이 수백 개가 골목을 만들고 구경꾼은 몰려든다.
교동에서 하룻밤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시장골목이 정겹다! 작은 소품, 먹거리들이 나를 이끈다. 종일 잔돈으로 바꾸고 카드 없이 돌아다니며 먹었다. 수많은 음식을 40년 전 기분으로 해치웠다.
산다는 건 별거 아니다. 추억을 먹고 산다. 그 흔한 가래떡이 이곳에선 더 맛나다. 아직은 시식코너가 즐비하다. 시장이 관광지가 되도록 부지런히 쟁이게 되자! 사람들은 지금 그립다! 고향도 줄고, 친구도 줄고 모두가 줄어서 사는 맛이 없다. 이럴 때일수록 여유를 가지고 새로운 삶에 도전하자!
빈자리를 구해서 말도 안 되는 장사를 해보자. 재미가 붙는다면 세상은 살만하다! 새집을 안 지어도 장사는 된다. 시장터는 오히려 천막을 치고, 해야 답일 것이다. 오래된 가옥들도 교동시장에선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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