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稱讚)이란 좋은 점이나 착하고 훌륭한 일을 높이 평가하는 말이다. 아첨(阿諂)은 남의 환심을 사거나 잘 보이려고 알랑거림. 또는 그런 말이나 짓을 말하고, 아부(阿附)는 남의 비위를 맞추어 알랑거림을 이른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칭찬하고 좋은 점을 말해주려 해도 상대가 아부나 아첨으로 받아들이면 어쩌나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앞서 예쁜 말이나 칭찬하는 말을 자주 하지 않게 된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성장하고 어른이 되니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느낀다. 진실한 마음으로 좋은 점을 열심히 칭찬했는데 상대가 칭찬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아부로 받아들인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은 다른 사람의 칭찬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며, 또한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데 어색함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렵다고 생각하니 말이나 행동이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어린이들은 말을 하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어른이 되어 가면서 다른 사람의 말을 순수한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오해하거나 왜곡하려 한다. 말뜻을 비트는데 선수가 되어 간다. 사는 동안 누군가에게 속임 당하고 이용을 당한 경험들이 마음의 때로 두껍게 쌓인 결과일 것이다.
자동차 앞 유리창에 황사가 짙게 쌓여 있는데 창밖의 화창한 날씨가 눈에 들어올 리 없듯 언제나 누런 먼지만이 눈앞에 어른거릴 뿐이다. 국물 튄 안경을 벗고 바른 눈으로 바라보아야 흠 없이 보이듯 칭찬하는 내 마음이 순수할 때 다른 사람도 순수하게 받아들인다. 칭찬의 완성은 결국 듣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아무리 좋은 말로 칭찬을 해도 듣는 사람이 인정하지 않으면 ‘입에 발린 헛소리’, ‘지나가는 바람 소리’일 뿐이다.
상대가 갑자기 예뻐 보일 때 어떻게 칭찬하는가? ‘우와 예쁘다!’, ‘와 언제 이렇게 예뻐졌지?’, ‘언제 보아도 예뻐!’, ‘전에도 예뻤는데 오늘은 더 예쁘구나!’, ‘살이 빠지니 더 예뻐 보이는구나!’, ‘뭘 발라서 이렇게 예뻐진 거야?’, ‘아니 이렇게 예쁜 모습이 있었다니!’, ‘걔보다 네가 훨씬 더 예쁘구나’, ‘당신은 보름달보다 더 둥근 마음을 가졌네요’, ‘당신의 아름다운 마음은 장미꽃조차 부끄럽게 만드네요’. 등등. 어떤 말이 더 자연스럽게 나오는가요?
매일 같은 밥은 먹을 수 있어도 똑같은 반찬은 싫증이 나고 물림이 밀려온다. 예쁘다, 참 예쁘다, 진짜 예쁘다, 너무너무 예쁘다 등, ‘예쁘다’라는 말을 하면서 약간의 수식어를 붙이면 감동의 크기는 아주 많이 달라진다. 화려한 수식어가 아닌 아주 사소한 수식어라 할지라도 그 효과의 차이는 크다. 어제 듣던 칭찬의 말이 아니기에 오늘 받아들이는 감동이 새롭다는 것이다. 낯설게 칭찬하면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지만, 비교하는 칭찬, 외모에 대한 칭찬, 과정이 생략된 결과만 칭찬하는 것 들은 지양해야 한다. 칭찬할 때는 근거를 콕 들어내어 구체적으로 하면 좋다. 그리고 칭찬 거리를 보게 되면 즉시 해야 효과만점이다. ‘참 지난번에 잘했더라’ 하면 김빠진 맥주, 녹아버린 아이스크림 신세일 뿐이다.
칭찬하는 데 인색하다 보니 누가 칭찬을 하면 받아들이는데 무척 어색해한다. 인터넷상의 상담하는 글 중 일부다. ‘부모님이 저한테 갑자기 칭찬하면 기분이 이상해요. 나한테 왜 칭찬을 하지 싶기도 하고, 허얼 공부하고 있었어? 맨날 이러시는데 왜 그러는지 이해도 안 가고 오글거리고 칭찬받는 게 너무 부담스럽다고 느껴져요. 칭찬 안 받을 때가 더 좋은데 무슨 마음일까요?’ 이처럼 평상시 엄마한테 듣던 말이 아닌 갑자기 칭찬 같지 않은 비꼬는 듯한 말을 들으니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귀에 익숙한 말이 아니고 늘 보아온 행동이 아니면 경계심이 발동한다. 무슨 꿍꿍이지? 하면서 의심을 하게 된다. 다른 사람이 칭찬하면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있지 않아서, 뜨거운 맥반석 위에서 마른오징어가 온몸을 비비 꼬며 춤을 추는 것처럼 부자연스럽다. 오랫동안 숨겨온 치부가 만천하에 공개되어 얼굴이 확 타오르는 느낌일 수도 있다. 상대가 칭찬해올 때, 적당한 말로 대꾸를 해야 하는데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자기 비하적 발언이 먼저 튀어나온다. ‘오우 아주 잘 만드셨네요’ 하면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대답을 하면 그만인 것을 ‘뭘요, 보잘 것 하나도 없는데요’ 하는 말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칭찬받으면 사양하지 말고 빼지 말고 먼저 기뻐하면 된다.
칭찬은 바보를 천재로 바꾼다. 칭찬하면 칭찬받을 일을 하고 비난을 하면 비난받을 짓을 한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지만 비난은 날뛰게 한다. 사람을 교육하는 방법 중 한 가지는 칭찬이다. 칭찬하는 것에 능숙한 조교가 되어보자. 칭찬하면 칭찬이 돌아오고 원망하면 원망이 돌아온다. 물질의 나눔은 순간의 기쁨이지만 칭찬은 평생의 기쁨이다.
만날 때도 칭찬하고 헤어질 때도 칭찬하라. 미운 사람에게 칭찬 떡 하나는 배고픈 관계회복의 지름길이다. 당신의 작은 칭찬 한마디,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감사가 되고 용기가 되고 격려가 된다. 비싼 선물은 큰 비용을 지출해야 하지만 칭찬은 단 1원도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선물보다 더 큰 감동을 준다. 하면 된다. 한 번 해보자.
뇌는 칭찬하는 소릴 들으면 화자와 청자를 구분하지 않고 세로토닌(serotonin)을 분비한다. 칭찬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비난하고 나면 기분이 언짢아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약점을 찾아다니는 어둠의 노예가 되지 말고, 칭찬에 목마른 사람에게 시원한 물 한잔 건네는 천사가 되어보자.
해가 뜨면 별이 보이지 않듯 칭찬이 늘면 원망은 줄어든다. 행복이 쌓이면 불행이 다가올 시간이 없다. 칭찬을 받고 싶으면 먼저 칭찬하라. 세상에 외상은 있어도 공짜는 없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고기 맛을 알듯 칭찬을 받아본 사람이 더 칭찬받고 싶어 한다. 칭찬이 일상이고 일상이 칭찬이면 무원무구(無怨無仇) 할 것이다. ‘그 사람이 먼저 나를 칭찬하면 나도 그를 칭찬할 수 있을 텐데’라는 말은 하지 말자. 먼저 다가가서 칭찬해보면 어떨까요?
칭찬은 아름다운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숙달된 조교도 부단한 노력과 훈련이 필요한 것처럼 칭찬도 그만큼 연습이 필요한 것이다. 칭찬은 웃음꽃을 피우는 마술사다. 칭찬하다 보면 마음이 열려 네가 내가 되고 내가 네가 된다. ‘어떻게 내 마음을 그렇게 족집게처럼 알았을까?’, ‘아니 나도 모르는 사실을 기억해주다니’하는 감탄사를 듣게 될 것이다. 당신은 아마도 칭찬의 달인으로 불릴 것이다.
자신의 칭찬 거리를 찾아 지금 즉시 적어보자. 과연 몇 개나 적어낼 수 있을까요? 손이 굽은 것도 아니고 입이 막혀 말 못 할 형편도 아닌데 잘 써지지 않는다. 참 묘한 일이다. 흠잡으라 하면 봇물 터진 듯 쏟아낼 것 같은데 말입니다.
저의 칭찬 거리 10개를 적어 봅니다. ‘항상 감사할 줄 안다’, ‘예쁜 말을 참 잘한다’, ‘작은 일에도 잘 웃는다’, ‘아름다운 글을 잘 쓴다’, ‘상대방을 많이 배려한다.’, ‘모든 일에 솔선수범한다.’, ‘남들에게 양보할 줄 안다.’, ‘남을 위해 봉사할 줄 안다.’, ‘웃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칭찬 거리를 찾는 데도 그리 쉽지 않다. 낯간지러워서 그러신가요? 아니면 그만큼 자신에 대하여 무관심한 것인가요? 나의 허기진 배로는 다른 사람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칭찬은 하고 싶은데 도대체 뭘 칭찬해야 하는지 막막하시다고요? 그 사람이 정말 좋아하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을 찾아내야 한다. 그래야 상대가 쉽게 받아들이고 뿌듯함까지 느낀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운동해서 그런지 옷 태가 딱 사네’, 그림 그리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정말 직접 그린 거예요? 느낌 진짜 좋네요’. 스피치 전문교육가에게는 ‘발표 잘 들었어요. 말씀을 어쩜 그리 잘하세요?’ 이렇게 말하면 상대방도 ‘그건 내가 봐도 그렇지’라고 동의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 칭찬에 상대가 ‘납득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함께 이야기해주면 금상첨화다. 노래를 못하는 사람에게 ‘가수로 데뷔하라’ 하면 이것은 칭찬이 아닌 빈정거림에 불과합니다. ‘네가 나에 대해 아는 게 뭐야?’ 하는 반발감만 생기고 괜히 기분만 상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 어설픈 말은 정말 칭찬이 아닙니다. 그래서 칭찬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칭찬 잘한다는 거,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변명의 3원칙 ‘타이밍’, ‘정확 간결’, ‘겁먹지 않기’ 등을 칭찬의 3원칙 ‘즉시’, ‘구체적으로’, ‘대담하게 말하기’ 등으로 바꿀 수 있겠지요!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습니다. 말로 표현하지 않는 칭찬, 마음속에 갇혀 있는 칭찬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칭찬은 선물입니다. 선물은 나누어줄 때 가치가 생기고 빛이 납니다. 선물도 아끼면 똥이 됩니다. ‘황금 같은 사람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칭찬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잠 31:10)’고 하였습니다. ‘와 대단하군요’, ‘바로 그거야’, ‘정말 놀라워’, ‘오우 멋져’, ‘우와 훌륭해’ 등의 감탄사와 칭찬하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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